4대 개혁이나 정부3.0은 한국경제 활성화 위한 중간단계의 목표일뿐 경제성장·경상수지 흑자등 분야별 개혁 성공으로 거시경제 활성화 연계돼야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해 초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개혁이 발표된 이후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은 대한민국의 4대 부문(노동·공공·교육·금융)의 적폐를 끝내는 것이다. 1년 동안 확실히 개혁을 추진하여 30년 번영의 기초를 닦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였지만, 2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현재에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최근 관계 부처 합동 회의에서 4대 개혁을 실천하여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부총리가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4대 개혁에서 노동개혁은 노동시장의 고용유연성을 도입하는 것이고, 공공개혁은 연금개혁과 공공기관 정상화, 교육개혁은 9월 신학기제와 대학 구조조정, 금융개혁은 ICT 융합과 핀테크 활성화로 요약될 수 있다.
한편 정부 3.0은 그러한 정부 개혁이 제대로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행정 서비스를 양방향, 개인 및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국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상호 소통, 협력, 개방적 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민이 원하는 정책들을 탐색하고 설정하겠다는 것이 정부 3.0의 패러다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대 개혁이나 정부 3.0은 그 자체가 목표일 수 없고 어디까지나 한국 경제의 활성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중간단계의 목표와 수단이다.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에서 경제활성화란 곧 거시경제의 협의의 최종 목표, 즉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고용, 경상수지 흑자로 정의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새 경제팀은 전문가 및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경제 활성화가 의미하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정책 자료에 수록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 3.0을 가동하여 경제개혁의 구체적 방향을 설정하려한 노력의 예라 하겠다. 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는 내수활성화(67%), 경제 체질 개선(31.7%), 일자리 창출(24.8%)을 우선 정책으로 꼽은 반면, 일반 국민은 민생안정(39.8%), 일자리 창출(34.2%), 내활력 제고(29.3), 경제체질 개선(20.0%)이라 답했다. 전문가와 일반국민이 제시하는 당면과제들은 우선 순위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겹친다.
그러나 4대 개혁이 경제활성화라는 거시적 최종 목표, 그 중에서도 전문가나 국민들이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위의 항목들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가에 대한 명확한 연계성을 설정하지 않으면 의미있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4대 개혁을 위한 모든 노력과 예산 투입의 성과는 그것들에 대한 최종 목표 달성도를 측정함으로써만 제대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정부 3.0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활용하여 경제활성화로 가기 위한 경제정책 목표들을 설정해 놓고도, 4대 개혁이 과연 그에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쉽다.
노동 개혁, 공공개혁, 교육개혁, 금융개혁 등 각 분야별 개혁이 내수활성화, 일자리 창출, 민생안정, 경제체질 개선 등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제활성화가 최종적으로 실현되는데 어떻게 기여하게 되는가를 정부는 정부 3.0의 패러다임을 이용해 국민들과 꾸준히 체계적 소통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국회가 필요한 입법을 하도록 하고, 노동조합이 변화하도록 하는 여론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경제를 개선하기 위한 경제정책 방향을 잡고도, 정책의 중간과정이 최종목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명확히 소통하지 않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정책은 4대 개혁만이 아니다. 최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내수 진작 조치를 위해 소위 부동산 3법과 함께 서비스산업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11개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고자 했지만, 지난해 국회에 상정해 놓은 법 중에서 부동산 3법만 지난해 12월에 겨우 통과했을 뿐, 나머지 11개법은 언제 통과될지 기약도 없다. 이 경우도 정부는 이 11개 법안이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경상수지 흑자를 결정하는 수출 및 수출경쟁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다 명확히 제시하고 소통함으로써만이 국민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국회를 압박할 수 있다.
대통령과 정부가 3년 안에 한국경제 30년 번영의 기초를 닦기 위한 4대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면, 정부 3.0 시스템을 더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활용해, 중간목표로서 4대 개혁의 성공이 최종목표로서 경제활성화와 어떻게 연계되는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