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시대 연비-성능향상 주목… 레이-모닝 터보모델도 인기몰이
(왼쪽)현대차 '쏘나타 2.0 터보', 기아차 '더 뉴 모닝 터보'
(왼쪽)현대차 '쏘나타 2.0 터보', 기아차 '더 뉴 모닝 터보'

저유가 흐름을 타고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 '터보' 바람이 불고 있다. 경차에서부터 중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터보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터보 모델은 엔진에서 연소해 나오는 뜨거운 배기가스의 압력으로 터빈을 돌려 발생한 대기압보다 높은 고압 공기를 엔진 흡기 쪽으로 강제적으로 불어넣어 출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출력이 좋아지는 대신 연비가 나빠지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유가 기조가 향후 3~4년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에 따라 소비자에게도 선택의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20~30대를 중심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선호하는 구매층이 늘어나면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터보는 대부분 디젤 자동차에 쓰이고 있었으며 휘발유 차량의 경우 일부 마니아들이 튜닝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지만, 최근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순정 터보를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1일 고성능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해 가속 성능을 대폭 향상한 '쏘나타 2.0 터보' 모델을 선보였고, 렉서스는 브랜드 최초로 다운사이징 터보 가솔린 엔진을 얹은 소형 SUV NX200t를 이달 3일 출시하는 등 연초부터 터보 모델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쏘나타 터보에 출시된 뉴 쎄타-i 2.0 터보 GDi 엔진은 현대차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연료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를 통해 고성능·친환경성을 동시에 실현한 현대차의 차세대 주력 엔진이다. 이 엔진은 고압의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해 연소 효율을 극대화한 연료 직분사 방식을 채택했으며 배출가스 줄이기를 통한 친환경성을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쏘나타 터보는 최고출력 245마력과 최대토크 36.0㎏·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YF쏘나타 2.0 터보 모델(271마력, 37.2㎏·m)과 비교해 출력과 토크가 각각 10%, 3.3% 떨어졌지만, 최대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를 1750~4500rpm에서 1350~4000rpm으로 낮춰 실용 영역에서의 가속감을 개선했다.

터보 바람은 특히 경차 시장에서 매섭게 불고 있다. 기아차의 경차 레이의 경우 유가 하락이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부터 터보 모델 판매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총 판매량 1만6984대 가운데 10.6%에 머물던 레이 터보 모델의 비중은 하반기 15.1%까지 상승했다. 2012년 말 출시된 레이 터보는 최고출력은 일반 가솔린 모델(78마력)보다 35.9% 높지만, 연비는 ℓ당 13.2㎞로 2.2% 낮다.

이처럼 레이 터보가 인기를 끌자 기아차는 올 초 또 다른 경차인 모닝에 카파 1.0 터보엔진을 새롭게 탑재한 더 뉴 모닝 터보(TCI)를 출시하며 기존 제품군에 터보 모델을 추가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06마력, 최대토크 14㎏·m으로 동급 최고수준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기존 가솔린 엔진(78마력)보다 35% 이상 늘어난 출력으로 오르막길이나 고속주행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연비는 ℓ당 14.0㎞로 7.9% 떨어진다.

오는 4월 서울모터쇼에서 신형 스파크를 처음 공개하는 한국GM도 기존 가솔린 모델에 터보 모델을 새롭게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그동안 트랙스, 크루즈, 아베오 등 전 제품군에 걸쳐 잇따라 터보 모델을 선보여온 바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경차 고객은 차량 구매 시 주로 경제성을 가장 먼저 따지지만 최근 유가 하락이 맞물리며 주행감을 중시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터보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고, 터보 모델의 역동성이 입소문을 타면 앞으로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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