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계열사 벤처투자 활발… 노바토·직방 등 성장발판 돼
대기업 계열 투자사들이 벤처투자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면서, 벤처 업계에 '훈풍'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포스코, LG 등 대기업 계열 재단이나 계열 투자사가 최근 몇 년 새 벤처(스타트업)에 크고 작은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며 벤처 생태계를 만드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창업자 가족 등이 뜻을 모아 설립한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최근 가장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당시 마련한 출연금 총 5000억원을 발판으로 '정주영창업경진대회'과 '정주영엔젤투자기금'(1000억원 조성)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주영창업경진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이 대회 2회 우승자인 '노바토'는 지난해 판도라TV에 인수되기도 했다. 특히 내달 개관 1주년을 맞는 재단의 '마루180'은 '스타트업 양성소' 평가받을 만큼 업계 명성이 자자하다.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마루 180'은 초기에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업무 공간을 제공하고, 투자사들과 연결고리도 제공해준다. 번역앱으로 유명한 '플리토'와 명함 관리앱으로 유명한 '리멤버'가 모두 이곳을 거쳤다.

포스코 역시 포스코 패밀리 회사를 중심으로 2011년 200억원의 편드를 조성, '포스코벤처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아이디어가 좋은 우수 창업자를 조기에 발굴해 10억 이내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 50개 이상 스타트업 기업이 초기 자금을 유치하거나 멘토링 지원을 받았다. 방구하기 앱으로 유명한 '직방' 역시 포스코의 초기 투자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고, 현재 가장 떠오르는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나 포스코가 10억원 미만의 엔젤투자(초기투자)에 집중한다면 LB인베스트먼트(구 LG벤처투자)는 수십억원 단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손잡고 게임 앱 개발사인 네시삼십삼분에 90억원을 투자했다. 60여 벤처들의 연합인 옐로모바일과 모바일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25억원)에도 수십억원 단위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단순 홍보용으로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한 모바일 스타트업 대표는 "예전에는 대기업들이 사회 공헌이라는 명목으로 생색내기 위해 벤처에 투자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최근엔 스타트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며 "벤처 기업들도 최근 대기업의 투자에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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