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 제공
한국증권금융이 올해 증권사의 단기자금 지원 한도를 2조원 확대한다. 정부의 콜 차입 규제로 증권사의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진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콜 차입이 전면 제한된 중소형 증권사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5일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콜 시장 개편으로 증권사들의 자금 경색 우려가 크기 때문에 증권사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며 "당분간 증권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콜 차입은 금융기관 간에 무담보로 1~2일의 초단기자금을 주고받는 것을 뜻한다.
증권금융은 단기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우선 일중자금 지원 한도를 기존에 1조5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1조원 늘린다. 할인어음 매입도 1조8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증액해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콜 차입이 전면 제한되는 중소형 증권사는 할인 어음을 최대 6000억원까지 우선 매입한다. 금융당국의 콜 차입 규제에 따라 이달부터 국고채 전문딜러(PD)나 한국은행 공개시장 조작대상으로 지정된 16곳의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5%까지 콜 차입이 허용되나 그 외 증권사는 차입이 전면 제한된 상태다.
이와 함께 일중 자금 지원 대상을 기존의 42개사에서 57개 전 증권사로 확대한다. 증권사의 채권거래 과정에서 필요한 결제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인수자금'의 대출신청 시기를 채권 발행 전일에서 발행 당일로 변경했다.
증권사에 대한 장기대출(3년이내)도 확대해 장기자금 조달 지원에도 나선다. 증권사 등 국내투자자 보유 외화증권을 적격담보로 인정하고 증권사가 보유한 한국거래소 주식의 감정가격을 현실화해 증권사가 담보대출 받을 수 있는 규모를 증액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올해는 창립 60주년인 해로 자본시장 인프라기관으로서의 증권금융 역할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이번 증권사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가 정부의 콜 시장 개편 정책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하고 제도 시행 초기 증권사의 부담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 증권금융은 올해 우리사주제도 도입 확산을 위해 활성화를 지원하고 '민간 연기금 투자풀' 출범 준비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