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신형경수로 APR1400 원전설계가 한국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해 본심사에 착수했다. 약 3년 6개월의 본 심사를 거쳐 2018년 9월 안전성평가를 완료하고 공청회를 한 뒤 2019년 3월 미국 연방규정에 법제화되면 미국 시장을 공략할 길이 열린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APR1400이 NRC의 강화된 사전심사를 통과했다고 5일 밝혔다. 특히 NRC 심사가 강화된 이후 첫 사전심사 통과사례로 본심사 승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PR1400의 NRC 인증 추진은 한수원과 한국전력 주관, 한전기술과 한전연료 및 두산중공업 참여로 2010년 12월 착수됐다. 한수원 등은 2013년 9월 미국의 최신요건을 반영한 사전심사 설계인증 신청문서를 제출했으나 계측제어 등 일부 설계분야의 상세내용 미흡 등으로 3개월 뒤인 12월 신청승인이 보류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신청문서를 보강해 1만1000여쪽에 달하는 신청문서를 제출해 5일 사전심사를 통과한 것.
APR1400은 전 세계 대부분 원전부지 내 건설이 가능한 구조와 내진설계를 갖추고 있다고 한수원은 전했다. 또 원전에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하는 계통이 2계열에서 4계열로 확대된 모델이다. 전기출력은 1400㎿e이다.
2030년까지 미국 내 운영만료 예정인 원전은 약 30기로 본심사를 통과해 미국 법제화에 성공하면 미국 원전 시장진출의 본격적인 길이 열리게 된다. 또 까다로운 미국 심사 통과는 국제사회에서 한국 원전의 기술력은 인정받는 효과도 있다.
강화된 사전 심사 이전의 사전 심사에 통과한 프랑스와 일본의 본 심사가 7년 이상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글렌 트레이시 NRC 신규원자로 국장이 "한국의 APR1400 원전 설계의 본 심사가 3년 6개월의 표준 심사기간 내에 완료해 APR1400 설계인증 심사의 모범사례로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본 심사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번 NRC 설계 인증 본심사 착수로 미국 시장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한국이 우수한 원전설계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원전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PR1400 한국모델은 현재 신고리 3, 4호기와 신월성 1, 2호기에 적용돼 현재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