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초 미국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완화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ICT산업을 지배하면서 그 영향력을 혁신·융합산업 전반으로 확장해가고 있는 미국은 혁신적인 헬스케어 장치와 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면서 자국 기업이 첨단 산업영역에 안착하도록 해주고 있다. ICT를 기초로 해서 구현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해 ICT에 이은 미래 먹거리 산업인 헬스케어 플랫폼을 휘어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미 식품의약국(FDA)이 공식 승인한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인 '덱스콤 셰어'는 의료기기와 연동 가능한 모바일 헬스케어 앱으로는 미 정부의 첫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마트폰용 앱이 의료현장에서 핵심 툴로 이용되는 관문을 처음 통과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측정기를 피부에 이식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가 의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간병인이나 보호자는 원격에서 수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수시로 혈당을 측정해야 하는 환자와, 환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 늘 노심초사해야 하는 보호자 모두 한결 편해질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은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의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으로, 2017년 규모가 5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FDA가 비슷한 시기에 허가한 개인 유전자 분석업체 '23앤드미(23andMe)'의 DNA 검사·정보제공 서비스는 의사를 거치지 않고 민간업체가 소비자들에게 유전자 분석서비스를 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허가는 '블룸증후군'이라는 희귀 유전질환에 대한 유전자 분석서비스에 대해 이뤄진 것으로, 누구나 면봉으로 입안을 살짝 긁어낸 후 면봉을 포장해 보내면 가족력이나 질병 발생 가능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 FDA는 서비스를 허가했을 뿐 아니라 서비스를 위한 검사 기기의 시판 전 사전 허가 과정도 면제했다. 미국 최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따르면 미국 유전자 검사산업은 2010년 50억달러 규모에서 2021년까지 200억달러 전후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은 정책 당국의 이 같은 전향적인 규제 완화와 IT 공룡들의 대규모 기술투자가 박자를 잘 맞추며 헬스케어 산업 지배권을 높여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경험한 성공을 헬스케어로 매끄럽게 확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가 헬스케어 영역으로 파고들 수 없도록 각종 규제와 칸막이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원격의료, 융합 헬스케어 기기·서비스 등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고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혁신적 기업들이 무주공산의 신산업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과 달리 우리 기업들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진출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비즈니스모델을 찾지 못한 채 존립 위험에 처해 있다. 제약산업 역시 규제 중심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규제는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불필요하게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국민의 건강권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한 전문가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ICT에 이은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와 규제 완화 새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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