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진주시대 개막… 혁신·체질개선으로 재도약 밑그림
'부채시계' 걸어놓고 방만경영 개선 등 작년 빚 7조원 줄여
최다부채 공공기관서 공기업 개혁 모범사례로 '환골탈태'
기능 재편·성과중심 생산성 향상 등 미래역량 강화 중점

LH의 분당 사옥에 걸려있는 부채시계. LH 임직원들은 매일 부채시계를 보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LH 제공
LH의 분당 사옥에 걸려있는 부채시계. LH 임직원들은 매일 부채시계를 보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LH 제공


4월 경기 분당시대를 마감하고 경남 진주시대를 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혁신과 체질개선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집중할 부분에 힘을 모으고, 슬림화할 영역은 과감히 군살을 빼는 전략으로 새로운 도약 밑그림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공공기관 중 최다 부채기관이라는 곱지 않은 눈길을 받았던 LH는 우선 부채 감소에 앞장서며 공기업 개혁의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00조원의 금융부채와 연평균 7조6000억원씩 늘어나는 빚 때문에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줬던 LH는 지난 2013년 6월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전 임직원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업혁신과 경영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그 결과 작년 처음으로 7조2000억원의 부채를 줄이는 성과를 내며 경영 정상화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다음달 경기 분당 시대를 접고 경남 진주로 본사를 이전하는 공사는 이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LH는 4월 분당에서 진주로 본사를 이전한다. 진주 이전을 통해 LH는 조직을 슬림화하고 2차 공기업 정상화를 마무리,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LH 진주 신사옥 조감도. 사진= LH 제공
LH는 4월 분당에서 진주로 본사를 이전한다. 진주 이전을 통해 LH는 조직을 슬림화하고 2차 공기업 정상화를 마무리,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LH 진주 신사옥 조감도. 사진= LH 제공


◇'진주시대 개막' 전기 맞아=올해 LH는 정부 정책사업의 원활한 수행과 경기 활성화 지원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작년보다 소폭 상향된 17조2000억원으로 편성하고 신규 사업비의 30%를 사업방식 다각화 등을 통해 민간자본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정책사업의 경우 올해 중산층 주거 지원을 위해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에 미매각 보유토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8월 첫 입주가 예정된 서울삼전지구(49가구) 행복주택의 성공적인 입주를 통해 행복주택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릴 계획이다.

LH는 특히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 출범 후 올해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경기 분당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4월 진주로 본사가 이전하는 것. 이에 앞서 작년 11월 5일 본사 이전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본사 슬림화에 따라 업무량 등을 감안해 일부 '처'를 '단'으로 축소하고 소규모이거나 유사한 기능의 '부' 단위는 조직을 통폐합했다. 수도권의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본부는 지역 내 사업본부와 통합하고 광역본부화 해 '작은 본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부채 7조2000억원 감축…신용도 향상=공사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부채 감축과 경영여건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다부채 공공기관'으로 지목됐던 LH는 출범 5년차인 지난해 부채 증가세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부가 작년 2월 27일 발표한 1단계 공공부문 정상화 대책에서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부채 감축을 위해 전 임직원이 사활을 건 결과, 출범 이후 연평균 7조6000억원씩 증가하던 금융 부채가 처음으로 7조2000억원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LH는 노사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본사 로비에 '부채시계'까지 걸어놨다. 부채 줄이기라는 강력한 의지와 책임경영 체제의 일환으로 판매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사업방식 다각화로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이 같은 부채 감축 성과는 공신력 있는 해외 신용평가기관에서의 신뢰로 이어졌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S&P·피치)이 LH의 신용등급을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시켰다.

이는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부채 공룡 공기업'이란 오명을 벗어던지는 계기가 됐다. LH는 1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에서 △거대 공기업 중 최초로 방만경영 개선 노사합의 도출 △사상 최대 판매실적(27조2000억원) 기록 △통합 이후 처음으로 금융부채 7조2000억원 감축 등 경영 전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며 대표적인 공기업 정상화 성공모델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실적의 이면에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 떠밀려서 하는 변화가 아니라 자발적인 혁신을 통해 LH의 경영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이재영 사장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민주적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사옥 시대 맞아 기능 재편 나선다=올해도 기능 재편과 성과 중심의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공공기관 정상화 2단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진주 이전에 따른 신사옥 시대 개막 등 대·내외적으로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가 예상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재영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우리가 추진해 온 사업방식의 혁신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경영체질 개선을 완성해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2015년을 '사업혁신 정착'과 '경영체질 개선'을 통해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는 해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채 감축을 위한 임직원들의 전사적인 노력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보유자산 매각에 중요한 역할을 한 판매목표관리제를 계속 시행하고 지역본부장 등과의 경영계약을 이달중 체결할 예정이다. 총력판매체제를 유지하되 판매여건과 수익성 등을 감안해 평가방법은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작년 말 기준 9142필지, 26조9000억원에 이르는 미매각 재고 토지를 해소하기 위해 원인분석을 통한 필지별 맞춤형 매각전략을 수립하거나 새로 고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사할 계획이다. 또한 미분양주택(14년 말 기준 9869가구, 8000억원)에 대해서도 비인기지역 집중관리, 공급일정 관리, 민간 판매방식 도입 등 다양한 판매촉진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이 사장은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 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하고, LH의 미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간부직원 워크숍을 올초 1박2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LH 임원과 본사·지역·사업본부 1급 처·실장 128명이 참석해 CEO의 경영철학과 2015년 경영방향을 공유하고, '핵심업무로의 기능 재편에 대한 LH의 역할 모색'을 주제로 분임토론을 진행했다.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LH 개혁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현장에서 나온다"고 강조하고, 광주전남지역본부를 시작으로 10여 일간 전국 24개 현장을 방문하는 현장 밀착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장 직원들과 만난 이 사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실적 달성, 사업방식 다각화 등을 통해 출범 후 최초로 금융부채 7조2000억원을 감축한 것에 대해 직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행복주택, 주택바우처 등 정부 정책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부채감축을 위해 토지·주택 등 보유자산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LH는 다음달 진주 이전을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차원을 뛰어넘어 조직의 분위기를 일신해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2차 공기업 정상화를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다.

LH 관계자는 "올 한해를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는 해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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