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들이 올 1월부터 시작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를 이행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면 부품·화학업계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5톤 이상 차량에 유로6 의무 준수 제도가 시행된 데 이어 오는 9월부터 3.5톤 미만 중소형 승용차까지 이 제도가 확대되면 자동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신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어 우려하지만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유로6는 유럽연합(EU)이 도입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단계의 명칭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은 기존 유로5 기준보다 입자상물질(PM)은 50%, 질소산화물(NOx)은 80% 가량을 줄여야 한다. 유로6에 부합되지 않는 모든 차량은 생산이나 수입이 금지된다.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거나 기존 엔진을 촉매법 등을 이용해 개선해야 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실제 먼저 규제가 적용된 상용차의 경우 모델별로 700만원에서 최고 170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이 제도가 오는 9월 승용차로 확대되면 현재 국내 출시된 디젤 모델 중 상당수는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유로6 기준에 맞춘 신모델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베라크루즈 같은 경우에는 개발비용에 비해 수요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단종까지 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기까지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체 자동차 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이 규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차는 한 대를 팔았지만 두 대 분의 혜택은 준다든지 유예사항을 적용해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유로6 규제 발맞춘 차량이 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여주는 요소수용액 시장이 대표적이다.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여주는 방법은 흡수촉매 부착과 요소수 주입 등 두 가지로 구분된다. 작은 차량은 흡수촉매로도 충분하나 일정 규모 이상이면 요소수 주입이 필수적이어서 요소수 시장의 팽창은 당연하게 점쳐진다.
이 시장의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이 올 초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선 것도 그런 이유다. 화학 재료 업체가 일반 고객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재 국내 요소수 시장은 연간 200억~300억원 규모이지만 유로6 적용대상이 승용차와 SUV로 확대되면 1000억원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했다.
현대모비스와 보쉬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매출도 크게 늘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디젤미립자필터(DPF)와 선택적환원촉매(SCR) 등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를 기존보다 5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는 장치를 부착해야 차량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가 올해부터 친환경 차량 생산을 늘리면 모듈사업 가운데 핵심부품 생산이 올해 36%에서 39%까지 3%포인트 증가해 매출도 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출력 및 연비 향상을 위해 대부분의 디젤 엔진에 장착된 터보차저용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수혜군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