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버린 채용시장, 대기업 10곳중 6곳이나

64.7%가 “채용계획 못세웠다”… 이공계·남성 선호 ‘뚜렷’


불황과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올 상반기 대졸자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대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아직까지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한 명도 뽑지 않겠다는 기업도 20곳 중 1곳꼴로 집계됐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2015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대기업 207개사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이 134개사로 64.7%에 달했다.

또 작년보다 덜 뽑겠다는 기업이 14개사로 6.8%를 차지했으며, 한 명도 안 뽑겠다는 기업은 10개사로 4.8%나 됐다.

반면 작년보다 더 뽑겠다는 기업은 12개사로 5.8%에 불과했으며, 작년만큼 뽑겠다는 기업도 37개사로 17.9%에 그쳤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응답기업(중복 허용)의 26.4%가 '국내외 업종 경기 악화'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회사 내부 상황 악화'(23.6%), '정년 연장으로 퇴직 인원이 줄어 정원관리를 위해 신규채용 수요 감소'(23.6%), '통상임금 등 인건비 부담'(6.9%) 등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을 하는 기업의 경우 이공계와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선발 비중은 59.2%, 인문계는 40.8%였다.

이공계 선발비중이 높은 업종은 건설·에너지(74.3%), 공기업(73.3%), 제조업(66.7%) 등이었으며 인문계를 더 뽑겠다는 업종은 도소매업(77.5%), 운수업(66.7%) 등이었다.

이에 비해 신규채용 직원 중 여성 선발 비중은 평균 23.4%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들의 취업이 더욱 어려울 것을 보인다.

여성 선발 비율이 높은 업종은 운수업(43.3%), 정보서비스업(30.0%) 등이었다.

이런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207개 기업 중 10개사(4.8%)는 올해 구조조정 계획도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적자 누적 등 계속된 실적 악화'라는 응답이 6곳, '통상임금 등 인건비 상승' 4곳 등이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국내외 경기부진,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신입직원을 많이 뽑는다고 밝힌 대기업이 5.8%에 불과해 상반기 대졸 취업난이 심각해 보인다"며 "특히 대기업에서 이공계와 남성선호도가 높아 문과 출신 여성들의 취업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2012년 기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1월27일부터 2월2일까지 전화·이메일을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6.81%포인트이다.

이호승기자 yos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