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구글 첫 경쟁무대 '손목' 주목
국가별 안전기준 따라 서비스 여부 좌우


■ 2015~2020 '골든타임'…신산업이 열린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점하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삼성과 애플, 구글이 헬스케어 영역에서 다시 한번 맞붙는다. 정보통신기술(ICT) 혁명이 모바일을 넘어 웨어러블, IoT(사물인터넷) 등으로 지평을 넓혀가면서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로 헬스케어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미 삼성과 애플, 구글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IBM, 퀄컴 등 전 세계 ICT 공룡들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에 서기 위한 치열한 플랫폼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 헬스는 건강상태에 대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을 뜻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는 개인의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개인건강기기(PHD)와 개인건강 앱(PHA), 수집된 개인건강정보(PHI)를 저장·관리하는 플랫폼, 각종 건강관리 및 의료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완성된다.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들로부터 수집된 개인 건강정보들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관리되며, 이를 통해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손목 위'에서 펼쳐질 헬스케어 대전=삼성과 애플, 구글의 첫 번째 헬스케어 경쟁 무대는 '손목 위'가 될 전망이다.

삼성의 스마트워치 '기어' 시리즈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 'S헬스'와 연동해 다양한 건강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센서를 장착하는 등 헬스케어에 관심을 보여온 삼성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총망라한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개발자들이 헬스케어 관련 기술 개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센서를 적용한 웨어러블 기기 '심밴드'와 개방형 데이터 분석 플랫폼 '사미(SAMI)'를 선보였다. 사미는 센서를 통해 수집된 사용자의 다양한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애플도 상반기 중 '애플워치' 출시를 앞두고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개인건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헬스킷'을 공개했다. 사용자는 애플 스마트 기기에 설치된 '헬스' 앱을 통해 수면분석과 칼로리 소모 등 각종 건강 관련 데이터를 저장·관리할 수 있으며, 이 정보들은 의사들이 보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과 연동된다. 애플은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협력해 헬스킷을 개발했으며, 현재 14개 미국 주요 병원들과 헬스킷을 이용한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 건강관리 차원이 아닌 만성질환 관리 등 보다 전문적인 의료 행위에도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출시될 애플워치의 최대 무기가 헬스케어 관련 기능일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은 별도의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대신 건강정보를 공유하는 공개형 플랫폼 '구글핏'을 통해 눔(Noom), 위씽스(Withings) 등 관련 업체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구글핏은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와 상호 연동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이 다양한 기기를 통해 수집한 건강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건강관리 앱인 눔에서는 운동량과 식사 정보를 자동 전송하고, 스마트폰에 연동되는 체중계 위씽스에서는 측정한 체중을 전송하는 식이다.
스마트폰ㆍ태블릿ㆍ웨어러블에 적용된 '구글핏'
스마트폰ㆍ태블릿ㆍ웨어러블에 적용된 '구글핏'

구글은 첨단 헬스케어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눈에 넣어 혈당을 측정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고, 벤처기업인 MC10과 몸에 붙이면 자동으로 맥박수와 체온 등을 측정하는 바이오센서인 '바이오스탬프'도 개발 중이다. 또 미래 맞춤의료 시대에 대비해 건강한 성인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건강한 인체' 기준을 정의하는 '베이스라인 스터디' 등의 유전체 데이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서비스는 인체와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전성 등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각국 정부가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허가절차 등 제도 기반을 마련하는지가 실제 서비스 가능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심박센서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의료기기로 분류해야 하는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은 의료기기 업체 덱스콤이 내놓은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 '덱스콤 셰어 시스템'을 공식 승인했다. 이 시스템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담당 의사에게 실시간 전달하고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원격에서 데이터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그동안 비슷한 방식의 시스템이 나온 적은 있었지만, FDA가 정식 의료용 앱으로 허가를 내준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 시스템은 애플 아이워치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본격적인 의료IT 융합서비스 시대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사례로 주목된다.

◇헬스케어 플랫폼 경쟁, '빅데이터'가 좌우한다=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경쟁은 누가 더 질 높은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가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이다. 의료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왓슨은 현재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암 치료법을 제안하는 데 쓰이고 있다. 이를 위해 IBM은 세계 최고 수준 병원인 미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MSKCC)와 폐암, 유방암 등의 분야에서, MD앤더슨 암센터와 백혈병 분야에 협력하고 있으며, 왓슨은 이들 병원의 논문, 케이스 스터디, 가이드라인, 의사들의 임상노트·수첩의 기록 등 방대한 데이터를 습득하고 의료진들의 교정 작업 등을 거쳐 알고리듬을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ASCO(미국임상학회)에서 MD앤더슨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왓슨의 치료 정확도가 82.6%에 달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기업인 GE는 빅데이터 솔루션인 VNA(Vendor Neutral Archive)를 개발해 임상·영상 데이터를 쉽게 추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산업용 인터넷 개발을 통해 최종적으로 사람·의료기기·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한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국민 건강보험 체계를 유지하며 쌓은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고, 병원 전자건강기록(EH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보급률이 높아 다양하고 질 높은 데이터가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이들 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 등 각종 제도적 문제 때문에 활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이런 장벽을 넘어 다양한 의료 빅데이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다면 막대한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빅데이터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활용해 실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다. 환자의 진단·처방기록, 유전정보, 건강습관·행태 데이터 등 건강정보와 더불어 질병분포, 인구통계 등 집단의 데이터까지 가용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개인에게 정확하게 맞는 치료와 약물, 건강관리 방안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 효과를 높인다면 의료비 감소와 개인 건강증진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민간에서 개발한 IT·의료 융합 제품과 서비스를 접목한다면 산업적 파급력도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