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미디어란 사실감, 현장감, 몰입감 등을 극대화하는 미디어를 뜻한다. 용어 그대로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 실제로 느껴지는 것과 같은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미디어란 뜻이다. 학계에서는 실감미디어의 이론적 그리고 방법론적 기반을 프레즌스라는 용어를 통해 이해하고자 하는데, 프레즌스는 "현재 이용자가 느끼는 일부 또는 모든 경험이 테크놀로지에 의해 만들어짐에도 불구하고, 테크놀로지가 매개하고 있는 역할을 잊게 되는 심리적 상태 또는 주관적 관념"으로 정의한다. 쉽게 말하면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경험을 하지만 테크놀로지를 이용한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몰입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정의를 따른다면 인간이 이용하는 대부분의 테크놀로지는 실감미디어라고 볼 수 있다. 자칫 그 정의를 좁혀보면, 3D, UHD, 홀로그램 등의 방송과 영상 디스플레이에 한정하지만, 실감미디어의 범주는 인간과 테크놀로지가 접하는 모든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 얼마 전, CES 2015에 소개된 테크놀로지 트렌드를 보면, 실감미디어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는 8K급의 초고선명 고화질에 얇은 곡면형으로 발전하고 있고, 오큘러스 리프트로 대표되는 가상현실구현은 의료, 군사, 업무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오락, 영화, 포르노그래피 등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얼마나 큰 장점을 갖는지 보여줌으로써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웨어러블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금년에는 특히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며, 이제까지 웨어러블의 기능적 측면을 강조하는 방향에서 패션에 주안점을 두는 경향으로 바뀌는 트렌드를 보인다. 특히, 팔찌형 헬스케어 제품은 모바일 기기와 연동하여 위치정보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관리하는 기술 등을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의 대중성을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4K 영상 촬영이 가능한 드론과 제조업과의 경계를 허무는 자동차의 미디어화 역시 향후 실감미디어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실감미디어 시장에서의 격전지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시 프레즌스의 정의를 되돌아보자. 프레즌스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지만 심지어 이조차 잊는 몰입감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몰입감을 위해서는 결국 사용자 경험이 핵심가치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까지 적정 기술의 개발에 몰두했다면, 기술과 함께 사용성 경험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의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실감미디어의 궁극적 지향점은 긍정적 반응인 프레즌스를 극대화하되, 부정적 반응인 피로도와 불편함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 패러미터를 적용하는 것이다. 실감미디어 트렌드는 바로 이러한 최적 패러미터가 적용되어 평가된 이용자 경험으로 성과가 좌우될 것이다. 단지 디스플레이 화소를 높이고, 영상 품질을 극대화하기 보다는 미디어가 갖고 있는 특장점을 유지하면서 최적화된 사용 경험을 갖게 하는 휴먼팩터를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밀려오는 중국 기업들과 차별점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면서도 소비자에게 긍정적 소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실감미디어의 핵심은 사용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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