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살펴보는 '돋보기'… 자원·광물 탐사 한눈에

땅 속을 알고 싶고, 보고 싶어하는 인간의 호기심은 지질학이라는 학문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에 지금부터 200년 전인 1815년에 영국의 윌리엄 스미스가 지도 위에 지질을 표기한 지질도를 최초로 작성하는 데 이르렀고, 이후 2차원 평면 지질도는 지질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컴퓨터의 발전에 힘입어 땅속을 2차원 평면이 아닌 보다 입체적인 형태인 3차원으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평면 지질에서 땅속까지 연장된 단면도를 만들어 냈고, 이를 3D 지질 모델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질도에 컴퓨터 적용한 '모델링'=20세기 들어 컴퓨터의 발전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지질도 제작에 컴퓨터가 처음으로 도입될 당시였던 1970년대 포트란 언어와 플로터를 이용해 지질 등고선을 자동으로 생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컴퓨터 발전과 함께 발달한 분야가 바로 모델링 분야입니다. 모델링이란 우리가 만나는 자연적·인공적인 현상들을 수학적 방정식으로 표현하고, 이를 수치로 계산해 다양한 입력 변수 조절을 통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현재 모델링 기술은 전 분야의 학문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의 하나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날씨 예측도 모델링의 결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고, 컴퓨터로 구현된 자동차 충돌 실험도 모델링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부태백산 광화대를 3차원 지질 모델링으로 작업한 단면도 모습.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남부태백산 광화대를 3차원 지질 모델링으로 작업한 단면도 모습.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3D 지질 모델링의 발전=3차원 상에서 존재하는 땅속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입니다. 가장 먼저 도입한 분야는 석유탐사로, 20세기 후반 석유탐사는 해양 석유탐사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해양 석유탐사는 탄성파 탐사를 통해 유망 광구를 선정하고 시추하기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고 실패할 위험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바다 밑 지질의 정확한 예측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탄성파 탐사를 통해 얻어진 지질경계를 이용해 바다 밑 3차원 지질모델을 작성해 시추의 성공률을 높이고, 발견된 저류층의 평가와 생산 모델링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일반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3D 지질 모델링은 지질도를 컴퓨터에서 3차원으로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제 3D 지질 모델링은 평면 지질도와 단면 지질도를 이용해 지질구조선을 추출, 단층면을 묘사하고 지층면을 그리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단층면과 지층면의 정합과 심부 연장에 대해 정확한 정보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시추나 물리탐사 자료를 이용해 유추하기도 하고, 수학적인 모델링 기법으로 계산해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지질학적 현상을 수학적 방정식으로 만들어, 이를 수치적으로 계산하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모델링이란 명칭이 붙게 된 것입니다. 현재 세계 유수의 지질자원 연구소나 관련 기업들은 자원 탐사와 개발을 위해 대상 지역의 3D 지질 모델링을 통해 구현하는 것이 일반화됐고, 최근에는 유망 분지나 광역적인 규모의 3D 지질 모델링을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013년부터 국내 대표적 광화대인 남부태백산 광화대를 대상으로 3차원 지질 모델링을 구현했으며, 이를 고도화하고 광역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3D 지질 모델링은 땅속의 3차원 지질도를 만들어 내는 것 못지 않게 3차원 지질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플랫폼으로 하는 3차원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원탐사·개발에 변화 가져와=3D 지질 모델링은 새로운 광상 발굴 등 자원탐사 및 개발 분야의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지질전문가 중에는 3D 지질 모델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직도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1990년대 말 처음 디지털카메라가 나왔을 때, 낮은 화소수와 조악한 화질 때문에 중요한 사진은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어 현상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10년이 되지 않아 디지털카메라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아날로그 카메라는 퇴출되고 많은 사진 현상소가 문을 닫게 됐습니다. 이 같은 사례에 살펴본 것처럼 오늘날 기술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질자원 분야 역시 마찬가지로, 3D 지질 모델링의 실질적인 구현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전을 고려하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로 접어들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자료협조=한국지질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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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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