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수단을 기준금리 외에 중소기업 대출로 확대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오른쪽)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한다. 통화정책 수단을 기준금리 조정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주된 (통화정책) 수단은 기준금리 (조정)이지만 금융중개지원대출 등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환율 급변동에 대응해)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는 조치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비롯한 수단은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재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달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수단은 기준금리 중심의 통화정책과 보완수단인 금융중개지원대출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중소기업에 저리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 수단이다. 지난달 말까지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은 11조3347억원이다. 지난해 10월 10조원을 넘어선 뒤 3개월 만에 11조원을 돌파했다. 한은은 현재 15조원으로 설정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또 한국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재위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를 보면 시중 은행과 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64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부채 수준을 나타내는 통계인 '가계신용'에 포함된 신용카드 사용액과 기타 금융기관 대출을 모두 합치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090조원으로, 4개월 전인 9월(1060조3457억원)보다 30조원 가까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8월 시행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지난해 8월과 10월에 각각 한 차례씩 기준금리를 낮춘 영향이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1분기 1조2000억원에서 2분기 5조5000억원, 3분기 10조6000억원을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20조4000억원)의 88.7%인 18조1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2005년 4분기 12조3000억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