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VC)의 보통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이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지만 정작 일선 VC 사이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초기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기엔 혜택이 미미할 뿐 아니라 회수 방편 역시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23일 VC업계에 따르면 앞서 중기청이 발표한 벤처펀드 성과보수 체제 개편 방안이 당초 계획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전망이다.지난 2일 중기청과 한국벤처투자는 총 805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 계획과 함께 펀드 출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창업 초기 및 신주 보통주에 투자할 경우 모태펀드가 수령할 초과 수익의 10%를 VC에 배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VC업계는 10% 안팎의 가산수수료 혜택만으로는 초기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신규 투자 중 보통주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에 불과했고, 올해 보통주로 신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비율도 12.7%에 그쳤다. 반면 우선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이처럼 VC들이 보통주가 아닌 여타 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투자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회수 시장 역시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모태펀드 초과 수익의 10%를 얻는다 해도 투자 위험성 대비 수익률을 생각하면 차라리 기존의 우선주 투자를 진행하는 편이 낫다"며 "정부가 우선주 투자에 대한 시각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벤처투자 시장과 회수시장에 대한 질적 변화 없이 우선주 투자의 단점만을 지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미국 등의 제도를 가져오려면 상법 개정을 통해 준청산 분배제도와 같은 제도도 함께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준청산 분배제도는 투자기업이 장기간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기업 청산 분배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이 같은 업계와 정부의 입장 차이로 인해 회수 시장도 꽉 막혀 있다. 벤처기업과 VC의 중간 회수 기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코넥스 시장의 우선주 상장 허용 여부를 두고 양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가 가진 권한의 차이가 워낙 큰 만큼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