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본회의 통과땐 6월 시행… ‘클라우드법’볼모 법안처리 비판 목소리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합산규제) 법안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이해 업체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국회와 정부가 볼모로 잡힌 클라우드발전법 통과를 위해 합산규제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직접 규제 대상인 KT진영은 위헌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안이 내달 3일로 예정된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당장 오는 6월부터 KT와 KT스카이라프 등 KT 진영은 시장 점유율 규제를 받게 된다. 현재 약 28%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KT진영이 33%에 달하게 되면, 소비자가 KT IPTV나 위성방송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합산규제가 최종 통과할 경우, 수혜자는 영세 케이블TV 사업자 등이 아니라, 결국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경쟁 통신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미방위는 2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격론 끝에 표결처리를 통해 합산규제 관련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의 홍문종 의원과 야당의 전병헌 의원이 각각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과 IPTV법 개정안을 병합해 심사한 합산규제 관련 법안은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의 합산 점유율을 33%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은 △3년 뒤 일몰 △전국 단위로 점유율 기준 △공포 후 3개월 뒤 시행 △기준은 가입가구가 아닌 가입자 수로 하되, 가입자 수 검증은 대통령령에 위임 △산간 오지, 도서지역 등 위성방송만 시청 가능한 지역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날 미방위는 이례적으로 표결까지 감행했다. 권은희, 서상기 의원이 법안의 파급력 등을 고려해 추가 토론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전 점유율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골자의 공식 답변서를 내놨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의 불씨가 남았다. 미래부는 "해당 공문을 수령한 적 없다"고 답했지만, 향후 시장점유율 규제 자체에 대한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상기 의원(새누리)은 "합산규제는 숫자만 따져 논의할 법안이 아니다"며 "공정위에서도 합산규제 자체가 시장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기존 사전 시장점유율 규제도 사후규제로 충분하기 때문에 완화가 필요하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른 통신사의 IPTV 가입자 증가율이 KT나 전체 시장 가입자 증가율보다 엄청나게 높다"며 "합산규제는 영세 케이블TV 보호라는 명분도 없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안이냐"고 되물었다.

권은희 의원(새누리) 역시 "위성방송은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할 수 없는 단방향 서비스로, 가입자에게 돈을 받는다는 것만으로 같은 규제를 받게 되는 것"이라며 "가입자 입장에서는 내가 VOD도 못 보는데 똑같은 서비스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합산규제 법제화가 강행되면 위헌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는 이날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합산규제는 시청자 선택권과 기업의 영업자유를 제한하는 위헌 소지가 다분한 법안"이라며 "논의 과정에서 공정위의 점유율 규제 반대 입장이 표출됐으나, 이를 묵살하는 등 절차상 문제점도 낳았고, 토론 요청도 무시한 채 표결처리를 강행한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KT는 이어 "국내 방송산업 발전을 무시하고 나눠먹기식 산업으로 전락시킨 합산규제가 법제화되면 위헌소송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 역시 "위성방송은 남북통일을 대비한 서비스로, 그동안 도서, 산간, 벽지 주민 등에 묵묵히 방송서비스를 제공해 온 공공서비스"라며 "소비자가 방송상품을 선택할 때, 방송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시장을 나눠 먹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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