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EC출범하면 3조달러 단일시장 탄생
중국 일본과 경쟁위해 스마트 공동체 주목해야
신뢰통한 동반자 관계로 선도적 ICT경쟁력 가져야

조용준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
조용준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


2015년의 글로벌 아젠다 가운데 핵심 사안의 하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경제적으로 '한 몸'을 추구하는 '아세안 경제공동체(Acean Economic Community, AEC)'출범이다. 아세안은 지난 1967년 정치협력체로 출발하여 점차 경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왔고, 마침내 유럽(EU)처럼 단일 경제권을 추구하는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올해 AEC가 출범하면 10개국, 인구 6억 4천만 명, 국내총생산 3조 달러의 거대한 단일 시장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이자 커다란 위기다. 아세안은 중국에 이어 우리의 두 번째 교역 파트너고 중동 다음의 해외건설 수주지역이기에 이들의 향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AEC 출범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과연 어떤 변수로 작용하며, 어떤 방정식을 제시할 것인가. 이 물음에 앞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아세안이 이미 우리나라 다문화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현재 아세안은 혼인으로 인한 귀화자 및 이민자(23만 명)의 33%(7만6000 명), 한국 거주 외국인 주민(145만 명)의 23%(약 33만 명)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거주 외국인 근로자(25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4%(16만 명)나 된다. 아울러 한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 1,210만 명 가운데 아세안 국민은 중국과 일본 다음으로 세 번째 규모(160만 명)다.

게다가 지금처럼 저출산 기조가 지속된다면 아세안으로부터의 이민을 적극 장려하고 확대할 수밖에 없다. 인구 문제와 관련한 국가의 존속 여부까지 연관될 정도로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나면 아세안과의 '동반자적 관계'라는 단어가 단순한 외교적 레토릭이 아니라, 우리 앞날을 좌지우지할 중차대한 표현이라는 점이 조금은 실감 날 것이다.

지난 2월 5일 베이징에서는 아세안 10개국 주중 대사와 기업가, 학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2015 중-아세안 신년맞이 협력행사'가 열렸다. 이 모임은 형식적으로는 중국·아세안비즈니스협의회(CABC)와 아세안베이징위원회 공동주최지만, 배후에는 중국 정부가 있다. 어떻게 해서든 AEC를 중국 영향력 안에 묶어 두려는 여러 방편의 하나다.

일본은 더 치밀하고 은근하게 이미 1970년대부터 아세안 협력관계를 도모해왔다. 대표적 예가 1975년 인도네시아와 일본 도요타가 공동 생산한 국민 승합차 '키장(Kijang)'이다. 일본은 1만5000개 자동차 부품을 아세안 각국에서 조달하도록 분업화해서 40년 전부터 아세안을 하나의 생산거점으로 묶었다.

우리도 지난해 말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미래비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자국과 아세안 이익이 서로 부딪치지 않게 상생(相生)의 실천전략을 추진해나가고 있는 중국, 일본에 뒤진 것이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 중국, 일본과 경쟁할 것인가.

이와 관련 지난 1월 방콕 아세안 정보통신장관회의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강조한 아세안과의 '스마트 공동체 실현 협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 장관은 "재난 대응, 창업 활성화, 초연결사회 준비 등 다양한 현안에서의 ICT 지원을 통해 '스마트 공동체'로 동반 발전하는 모델을 구체화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되풀이되는 홍수,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개최와 맞물린 디지털 방송 추진이 현안이다. 대한민국의 선도적 ICT 경쟁력은 인니의 이같은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인니 정부가 검토 중인 재난안전종합관리시스템 타당성 분석과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하고, 지난 2008년 사고 한번 없이 디지털 방송 전환에 성공한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정보통신기술부를 디지털경제부로 확대 개편하고자 하는 태국 정부를 위해서도 이미 '디지털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경험을 알려주고, 베트남과는 스타트업 활성화 협력으로 일자리와 새로운 블루오션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신뢰를 통한 동반자적 관계'는 레토릭으로만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양국의 이익을 담보하는 협력과 실천의 토양 위에서 자란다. 그것이 또한 우리 사회의 아세안들을 국민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미래를 함께 도모하는 길이다. 아세안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우리가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조용준 한국정보화진흥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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