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장 이어 조직개편 지휘 임원·실무진까지 외국인 차지
한국IBM에 본사 지배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지사장을 비롯해 조직개편을 지휘하는 임원 및 실무 부서 책임자까지 아시아·태평양 소속 외국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IBM은 조직을 개편하면서 사업 부서장으로 싱가포르와 호주 출신 직원을 앉혔다. 부사장급 이상의 고위 임원이 본사나 다른 지사에서 파견돼 일정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는 사례는 더러 있지만, 사업부를 이끄는 실무 책임자까지 외국인으로 채워지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 초부터 한국IBM은 기존 △시스템테크놀로지(HW) △소프트웨어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 등 4개 부서를 7개 부서로 세분화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부서로는 클라우드, 애널리틱스, 시스템즈, 커머스, 시큐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등이다.

각 부서 책임자가 하나 둘씩 선임되고 있는 가운데, 시큐리티와 GTS 부서는 각각 싱가포르와 호주 출신의 외국인 직원이 최근 부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부서장 임명을 하지 않은 커머스 조직이나 변동 가능성이 높은 마케팅 조직까지 외국인 책임자가 부임할 가능성이 커 한국IBM 내 외국인 부서장은 더 늘 수 있다는 게 내부 직원의 설명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현재 부서장 임명이 확정된 곳 중 시큐리티와 GTS 조직은 외국인 실무자가 부임할 예정"이라며 "부사장급도 아닌 부장급 실무자가 아시아·태평양 조직에서 파견되는 사례는 거의 없어서 내심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IBM은 지난 2013년 현 셜리 위 추이 대표가 취임하면서 8년 만에 외국인 지사장 체제로 돌아섰다. 당시만 해도 IT업계의 큰 형님이던 한국IBM이 부진에 허덕이면서 본사에서 파견한 지사장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실제로 셜리 위 추이 대표 부임 후 300명 이상의 한국IBM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에는 한국지사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지휘하기 위해 호주 출신의 본사 임원이 부임했다. 이제는 실무 책임자까지 외국인으로 채워지면서 본사 지배력은 더욱 강해졌다. 이에 따른 실적 압박과 구조조정도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지사장을 비롯해 실무진까지 외국인으로 채워지면서 한국지사의 영향력과 위상은 더욱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한국IBM 출신만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외국인 책임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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