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엑시노스를 앞세워 시스템반도체 시장 공략방향을 자동차·사물인터넷·로봇 등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인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영문 홈페이지(왼쪽 사진)를 통해 2015년 이후 미래 기술 진화의 방향으로 '사물인터넷·웨어러블·자율주행자동차·가상현실·8K TV·로봇' 등을 언급했다. 이어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이 같은 기술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 삼성전자 전시장 내 사물인터넷(IoT) 코너에서 관람객들이 전기차 BMW i3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의 활용 가치 가운데 자율주행차를 언급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갤럭시노트4에 탑재된 20나노 엑시노스7 옥타에 홍채인식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을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암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몇 개의 버튼만으로 A에서 B지점까지 길을 탐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파일롯 프로그램 기술은 교통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당신을 데려가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전력 효율성과 안정된 연결, 빠른 속도 등을 갖추고 있으며, 미래 시장이 열리면서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용 AP는 무인자율주행 및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능의 두뇌와 통신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관련, 퀄컴은 지난 CES2015에서 마세라티의 '쿼트로포르테 GTS'에 자동차용 AP인 '스냅드래곤 602'를 활용한 '스마트 자동차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사물인터넷 디바이스의 증가, 웨어러블에 적합한 바이오 프로세서, 주변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가상현실, 로봇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등을 엑시노스의 새로운 시장 가능성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기술의 진화 방향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한 것일 뿐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거나 그런 뜻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애플과 소니 등 경쟁사들의 자율주행차 관련 시장 진출 움직임이 속속 나오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역시 주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타이탄'이라는 전기차 개발 계획을 1년째 진행 중이다. 타이탄은 미니밴 형태의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의 명칭이다.
소니 역시 최근 1억엔(약 9억2900만원)을 투자해 일본 로봇자동차 분야 벤처기업인 ZMP의 지분을 2%가량 사들였다. 소니는 자사 이미지센서 기술과 ZMP의 인공지능을 융합해 자동운전 솔루션을 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LG의 경우 전자와 이노텍·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디스플레이, 전장부품·모듈, 배터리 등 다양한 자동차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조 단위의 매출도 거두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이 이미 자동차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데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각 계열사 별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보다 시장 진출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크게 바뀌지 않는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