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쌍용차’사태 등 우려 여전… 원밸류측 “팬택 재건에만 관심”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 팬택의 매각이 임박했다. 유력 인수자로 낙점된 곳은 미국의 사모펀드 투자운용사 '원밸류에셋 매니지먼트'가 꾸린 컨소시엄이다. 벼랑 끝에 몰렸던 팬택으로서는 '구사일생'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휴대전화 관련 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미국 투자운용사가 팬택을 인수하려 하는 진짜 속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혹여 '제2의 쌍용차'처럼 또 다시 기술만 빼내고 재매각하는 '먹튀'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 파산부는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 허가를 이르면 이번 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당초 공개매각 방식에서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해 23일 쯤 원밸류에셋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를 승인하려 했으나, 원밸류측의 미국 내 투자 절차 문제로 다소 늦어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밸류 컨소시엄 참여기업들의 미국 내 해외투자 관련 절차 서류들이 남아있어 최종 계약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한 인터넷 보안 솔루션 업체가 팬택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사실상 인수기업이 원밸류 컨소시엄으로 확정된 가운데, 업계의 눈은 팬택 매각 작업을 맡아온 삼정회계법인(KPMG)에 쏠렸다. 과거 '먹튀' 사건을 재현하지 않도록 인수 기업을 얼마나 잘 검증했느냐가 매각 성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삼정KPMG는 과거 쌍용차의 중국 상하이차 매각을 주관하기도 했던 곳이다.

삼정 KPMG 관계자는 "투자자의 진정성을 강제할 수 없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원밸류 컨소시엄이) 제시하고 있는 사업계획을 봤을 때 팬택의 특허권만 노리고 있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먹튀' 논란과 관련해 원밸류 측은 가장 중요한 '특허권' 유출 가능성을 계약서에서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밸류측 핵심 관계자는 "기술 유출과 같은 문제가 아예 일어나지 못하도록 계약서 상에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원밸류 측이 지난해 11월 진행된 1차 공개매각 때까지만 해도 전혀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에 대한 의문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팬택이라는 기업을 잘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팬택 직원들이 온라인에 올린 글을 보게 됐고, 관련된 사람만 3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일을 해보자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펀드회사긴 하지만 단순 자산 운용사가 아니라 IT와 스마트폰 신사업 투자를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투게더MS나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 등 나머지 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원밸류에셋이 인수 대금 확보를 위해 기존 거래 관계가 있는 기업을 동원하면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밸류 측이 최근 팬택 인수 후 중국 알리바바와 제휴해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혹시 팬택 인수 뒤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밸류 측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게더MS의 팀 쉰 대표가 투자한 중국 온라인 유통점 '티몰'을 알리바바가 인수하면서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밸류 핵심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들어오려면 당사나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주주 가운데 중국인 또는 중국기업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며 "향후 운영자금에서도 중국 자본을 끌어들일 계획이 없고, 다만 다른 해외 국부펀드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원밸류 측은 항간의 '먹튀' 논란은 전혀 없을 것이고, 팬택 재건에만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원밸류 관계자는 "인수 후 운영이 중요한데, 팬택은 1년 정도 지나야 매출이 나올 것이다. 그 전까지 원밸류가 담보로 제공할 것을 모두 제공할 것이고, 팀쉰 대표가 알리바바 보유주식을 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그렇다 해도 팬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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