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일동제약이 허일섭 녹십자 회장과 직접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 담판을 짓겠다고 나섰다.

일동제약(대표 이정치)은 지난 16일 녹십자가 보내온 이사 선임 주주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공문에 대해 "녹십자가 적대적 M&A의 의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원론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녹십자와 허일섭 회장에게 다시 한 번 직접적인 대답을 얻고 싶다"고 17일 밝혔다.

일동제약 측은 "지난해 상반기 녹십자 측에 협의 창구 마련을 제안한 바 있고, 그밖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의를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녹십자가 구체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일섭 녹십자 회장 또는 허 회장의 뜻을 대리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경영진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며 "오는 2월 26일로 결정된 일동제약 이사회 이전에 가능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달라"고 녹십자 측에 요청했다.

최근 일동제약의 2대 주주인 녹십자는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3명의 이사 가운데 감사와 사외이사를 녹십자가 추천하는 인사로 선임해달라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이를 적대적 M&A 시도로 보고 경영권에 위기를 느낀 일동제약 측은 지난 9일 "녹십자가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을 요구한다"는 공문을 녹십자 측에 전달했다.

이에 녹십자는 지난 16일 핵심 사안인 M&A에 대한 언급을 피한 대신 "주주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원론적인 요구 사항을 담은 공문을 전달해 사실상 일동제약 측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측은 공문에서 "2대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인 주주 제안을 적대적 인수합병과 무리하게 결부시켜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주주 권리를 침해하는 무리한 요구"라며 "일동제약의 발전과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상호 협력을 위한 제안과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했으나 일동제약 이사회와 경영진이 주주 이익 제고를 위해 어떤 사업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전혀 제공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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