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 언어 배울 때 많은 시간 투자 필요
수업과 과제의 질 높여 스스로 공부하도록해야
일류 소프트웨어 교육위해 내실있게 전문인력 키울 때

최종원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교수
최종원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교수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라는 화두를 실현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최근 들어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대학에서의 소프트웨어 전공자에 대한 교육 변화와 내실화라고 하겠다. 기업에서는 신입 소프트웨어 전공자들을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없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고 대학은 대학 교육이 기업의 실무에 맞추어 교육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에서의 실무교육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1월말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수요자인 기업과 공급자인 대학 간에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인식차이를 개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 육성 방안'을 주제로 60여 명의 기업, 학교,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회가 개최됐다.

"컴퓨터 전공자들의 코딩 능력이 모자라 실무 능력이 약하다", "대학에서 실습시간이 부족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학원에 간다", "대학에 실무를 지도할 교수가 없다. 실습위주의 교육은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수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새롭게 교육과정을 다시 설계하고 있다", "산업체와 연계하여 재학 중 산업체에 인턴으로 참여하게 하여 실무 경험을 쌓도록 하자" 등 대학에서의 소프트웨어 교육 문제와 원인, 그리고 그 해결 방안에 대하여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교육에 수 십 년간 종사해온 전문가들이 그동안의 경험과 해외의 우수 사례를 바탕으로 제안한 소중한 의견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대학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추가적으로 한 가지 의견만 더하고자 한다.

전공학점은 최대한 유지하면서 졸업학점을 120학점으로 낮추고 교육의 강도와 품질을 높이자. 8학기에 졸업한다고 할 때 학기당 5과목을 수강하면 된다.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교가 134-140학점을 채택하고 있다. 국제 컴퓨터 학회인 ACM과 IEEE에서 공동연구를 통해 권고하는 '컴퓨터 사이언스 커리큘라 2013'에 따르면 3학점 과목의 경우 전통적인 강의시간 이외에 자율학습, 실습시간, 그리고 평가 등의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으며, 2001년 권고안에서는 3배의 시간을 더 투자해야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즉 3학점짜리 한 과목에 12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학기에 학생들이 수강학점 수가 보통 18-21(우등생은 24학점까지)이고 이는 3학점 과목으로 6-7과목 이며, 외국의 경우 4-5과목을 수강하는 것과 비교할 때 대체로 많은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이외에 몇 시간 정도 공부할 것인지 조사를 해보면 3-5시간 정도라고 하나, 나중에 실제로 얼마나 공부했는지 조사해보면 주당 1-3시간이 대부분이고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교재를 사물함에 놓고 간다.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거라고 한다. 이는 그만큼 그 언어에 많이 노출되어 자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때도 많은 시간을 프로그래밍하는데 투자를 해야 한다. 다양한 문제에 대한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버그(bug)를 접하고 그 버그를 해결하기 위한 디버깅과정을 통해 프로그래밍 기법들을 익히게 된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미국에 유학하는 학생들은 등록금은 비싼데 공부는 내 스스로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잘못 오해하면 외국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없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 말은 과제가 그만큼 많아서 스스로 공부하게 한다는 것이다. 수업의 강도가 우리의 현실과는 매우 다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한 예로 프로그래밍 과목에 학생들의 과제를 도와주는 조교가 많다. 학생들은 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에는 빠지더라도 조교들이 진행하는 랩 시간에는 반드시 들어간다.

삼성의 20년 전 신경영 선언처럼 한번 제대로 바꿔 실천해보자. 일류 소프트웨어 교육 멀리 있는 것 절대 아니다.

최종원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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