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시간 지난후 지급효력 발생… 원하는 고객만 시행
고객이 원할 경우 전자자금이체 시 일정시간이 지난 후 송금해주는 지연이체제도가 10월 16일부터 본격 도입된다.

이는 보이스피싱 등 끊이지 않고 있는 전자금융사기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공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으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시행령에 전자자금이체의 지연이체 조항을 신설, 이용자가 미리 지연이체를 신청하면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에 전자자금이체의 지급효력이 발생하도록 했다. 현재는 자금이체 시 실시간으로 지급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제 지연이체를 신청하면 해당 고객의 자금이 신청자의 요구에 따라 몇 십분 또는 몇 시간 후 지급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연이체제도 도입은 전자금융사기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보이스피싱 등 전자금융사기 피해자들은 사기를 인지한 후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해도 이미 자금이 빠져나가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해 왔다. 이에 지난해 8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법무부, 미래창조과학부, 경찰청 등이 참여한 전기통신금융사기 방지대책협의회는 금융사기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지연이체제도를 도입하기로 한바 있다.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전자자금이체를 하고 있는 대부분 금융회사는 10월 16일 이전에 관련 내용을 약관에 반영하고 서비스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시행령에 명시된 대상은 시중은행들과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증권사, 종합금융회사, 상호저축은행과 중앙회, NH농협 조합과 NH농협은행, 수협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우체국, 산립조합, 전자자금이체업무를 수행하는 전자금융업자 등이다.

지연이체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고객이 금융사기를 당해 자금을 이체한 후 이를 인지한 경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청자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효과는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연이체제도 도입 시 금융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신청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시행령 개정으로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겸직 제한 범위를 명확히 했다. CISO의 다른 업무 겸직이 제한되는 금융회사 범위는 총 자산이 10조원 이상이고, 상시 종업원 수가 1000명 이상인 금융회사로 규정했다. 대형 은행, 증권사 등이 이에 해당된다. CISO 겸직 제한 규정은 오는 4월 16일부터 시행된다.

금융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에 대해 3월 4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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