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의원들이 아니나 다를까 올해 첫 전체회의부터 700㎒ 주파수 용도를 놓고 일방적인 '지상파 방송 편들기'에 나섰다.

미방위 위원들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가진 전체회의에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불러놓고, 대놓고 700㎒ 주파수를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용으로 할당하고 UHD 방송산업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미방위는 내달 개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방위 주파수소위원회 회의 때까지 미래부의 주파수 용도 입장을 제출해달라고 압박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회 미방위가 직접 700㎒의 방송 활용 결정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UHD 방송 산업이 중요치 않다는 게 아니다. 왜 700㎒를 반드시 UHD용으로 써야 하는지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UHD 방송용보다는 더 급한 것이 차세대 통신용 주파수다.

미래부와 방통위가 통신과 방송 전문가들로 구성한 주파수연구반이 이미 700㎒ 주파수를 통신용과 방송용으로 사용했을 때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이미 통신용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 전문가 집단인 국회 미방위가 정치적 목적으로, 국익을 고려하지 않고 함부로 결정할 수 사안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것인 주파수를 특정 집단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가 나중에 돌아올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 하는가.

한국통신학회에 따르면 2023년까지 모바일데이터 트래픽은 44만 테라바이트(TB)로 지난 2011년 대비 23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경우 주파수는 최대 1522㎒ 폭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예측이다. 앞으로 방송 서비스는 전파 직접 수신 가구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지금도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는 전체의 7%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방송 서비스는 통신(IPTV)과 케이블이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이 모두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차세대 5세대(G) 통신 시대가 도래하면 통신이 방송은 물론 처리해야 데이터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이같은 '초연결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통신용 주파수 확보가 필수인데, 지금도 통신용 주파수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미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대부분 지역 국가들이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 후 남은 700㎒ 대역을 차세대 이동통신용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전파통신 부문의 세계 최고회의인 '세계전파통신회의'(WRC-15)을 오는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기로 했는데, 이 회의에서 세계 공동의 700㎒ 주파수에 대한 이동통신 활용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세계적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고, 정치권이 방송용 할당을 고집한다면 우리나라는 차세대 통신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 세계 통신 주파수 표준에 대응하지 못해 결국 차세대 통신에서 밀리면, 이는 곧 우리나라가 ICT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수 결손금액이 10조90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13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700㎒를 통신용으로 할당해 주파수를 경매하면 최소 2조원 세수를 확보할 수 있고, 관련 ICT 산업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UHD 방송용으로 쓰면 세수는 전혀 없다. 국익을 고려한다면 국회의 일방적인 주파수 용도 밀어붙이기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전문가 집단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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