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층은 정보격차 정도가 매우 심각 소득이나 신체적인 불편함 이상으로 정보에 대한 소외감 느껴 특화된 인프라 구축 시급
이희상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기술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속도로 고령사회가 되고 있다. 즉, 전체인구 중 고령인구인 65세 이상의 비율이 7%인 고령화 사회에서 14%인 고령사회에 도달하는 기간이 미국이 73년, 영국이 47년, 일본이 24년 걸린 것에 비교하여 우리나라는 19년 걸린 2019년이면 도달할 것으로 예측될 만큼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사회가 진행되면 고령층의 경제적 부족, 사회적 소외, 건강과 의료 등 다양한 이슈와 문제가 제기되지만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고령자들은 거동의 제약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취미생활과 사회와의 소통, 편리한 업무 처리 및 상거래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령자들과 일반인 사이에 정보격차(digital divide)의 문제가 존재한다면, 고령자들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고립이 심화되어 모든 삶의 질에서의 격차가 점차 심각해지고 악순환 될 것이다.
"2013년 기준의 PC기반 전체국민의 종합정보화수준을 100%로 가정할 때 장노년층의 정보화수준은 72.6%로 열악한 수준"이라고 작년 5월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장노년층의 72.6%라는 수치는 다른 소외계층인 장애인 83.8%, 저소득층 83.2%, 북한이탈주민 77.6%, 결혼이민자의 84.8%보다 낮은 수준이며, 또 다른 소외계층인 농어민 67.8%보다 조금 더 좋은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보도의 근간이 되었던 '2013 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를 좀 더 엄밀히 들여다보면 고령층의 정보격차는 당시의 언론보도보다 더 심각하다. 먼저 장노년층이라는 연령계층의 정의를 50세 이상으로 넓게 정의하여 65세 이상인 고령자들과 장년층(50대) 및 상대적으로 젊은 노인층(60세이상 65세미만)을 섞어버린 것을 구분해야 한다. 실제 조사에 응답한 장노년층의 응답수는 50대 47.4%, 60대이상 52.5%이며, 연령대별 정보화 수준은 50대 90.7%, 60대이상 56.2%이었다. 따라서 65세이상 고령층의 정보격차는 50세 이상 장노년층 전체의 정보화수준인 72.6%나 60대 이상의 56.2%보다도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의 일반인과의 정보격차는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촌,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자 등 어떤 소외계층보다도 큰 실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보고서에서 조사된 PC만이 아니라 모바일기반의 스마트기기까지를 포함하는 스마트 정보화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의 고령층의 정보격차는 더욱 심각하다. 50세 이상인 장노년층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 평균의 42.1% 수준에 불과하니 65세 이상인 고령층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20% ~ 30% 정도일 것 같다. 또한 이 수치는 고령층이 아닌 장노년층에서도 다른 소외계층인 저소득층 68.6%, 장애인 49.2%, 농어민 43.1%보다 낮으므로 스마트 정보화 수준에서 최악의 소외계층은 고령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고령층이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정보격차를 갖는 소외계층이란 것은 소득, 신체적 불편함, (이주 등의) 문화적 차이 이상으로 높은 연령이 정보격차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고령층이 정보격차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경험이나 학습을 다른 소외계층보다 못받았다는 사실에 크게 기인하는 것 같다. 65세 이상의 우리 국민들은 PC,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그들이 직업이나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사용하거나 배워볼 기회가 50세 이상 65세 미만보다 훨씬 적었다는 사실이 큰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판단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 정보화 수준이 높은 세대들이 점차로 고령층으로 편입될 것이니 장기적으로는 고령층의 정보격차 문제가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손 놓고 기다리기보다는 고령층에 특화된 인프라 구축, 교육 시행, 어플리케이션 보급, 연구개발, 제도 개선 등 민관산학의 다양한 대책이 수립되어 고령층의 정보격차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시한폭탄인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효율적인 국가전략일 것이다. 이희상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기술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