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다국적기업 독과점문제서 촉발
'저작권'-'조세회피' 2가지 관점서 도입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지만 의원실 주최로 열린 '구글세 논쟁과 인터넷 주권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강성모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오른쪽 첫번째)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지만 의원실 주최로 열린 '구글세 논쟁과 인터넷 주권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강성모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오른쪽 첫번째)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지난주 인터넷 업계에 가장 많이 언급된 용어 중 하나가 '구글세(稅)' 였습니다. 말 그대로 "구글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그동안 수 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전혀 세금을 내지 않고 있었던 걸까요. 최근 국내서 '뜨거운 감자'가 된 구글세 논의가 어떻게 시작됐고, 해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유럽서 촉발한 '구글세' 논의=시작은 10년 전= 2000년대 초·중반, 유럽은 큰 고민에 휩싸입니다. 구글, 야후 등 다국적 인터넷 기업들의 독과점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입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구글이 검색 사업에서 중립성을 지키지 않는 불공정 행위와 독점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유럽연합(EU)과 자국 법원에 제소를 이어갔습니다. 이에 EU는 2010년, 구글의 검색 중립성 문제에 대해 불공정 혐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3년 후 EU는 구글 검색서비스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구글이 제시한 개선안을 받아들이며 사건을 종결지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구글에 대한 유럽 각국 반발은 계속됐는데요. 최근에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구글 독과점 문제가 지속 제기됐습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방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업체에 구글 검색, 유튜브 등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 포르투갈 앱 마켓 사업자인 앱토이드도 구글을 반독점 혐의로 EU에 제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유럽에서 독과점 문제가 불거지는 과정에서 2009년 금융위기가 찾아옵니다. 이 때 유럽뿐 아니라 세계 각국은 세수 증대를 위해 방안을 찾던 중 해외 인터넷 기업들의 법인세 탈루 문제에 주목합니다. 특히 법인세율이 평균 20∼30%인 유럽에서 구글, 애플의 법인세는 중요 문제로 제기됐는데요. 영국 정부는 구글이 영국에서 올린 매출액 32억 파운드 가운데 납부한 법인세는 600만 파운드(매출액의 0.19%)에 불과하다며, 구글의 조세 회피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프랑스, 독일, 호주도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이 법인세율이 적은 아일랜드 등으로 세원을 이전해 조세를 회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구글세는 이 같은 다국적 인터넷 기업들의 독과점 문제와 조세회피 문제에 직면하자 유럽 각국이 세금을 징수하고, 수익 악화에 빠진 콘텐츠 업계를 지원,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구글 외에도 애플, 아마존 등 다국적 인터넷 기업 다수를 대상으로 했지만, 상징적인 차원에서 '구글' 을 앞세우며 '구글세'로 통칭해 부르고 있습니다.

◇'저작권'과 '조세회피' 집중=각국 법안 마련= 구글세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먼저 '저작권료' 관점입니다. 이 관점은 여러 다국적 기업 중에서도 구글에 초점을 맞춘 내용입니다. 구글이 뉴스 기사검색을 통해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고,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뉴스 콘텐츠 사용에 대한 저작권료는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2005년 프랑스 뉴스 매체인 AFP가 구글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유럽 각국 언론사들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글이 해당 국가 언론사나 미디어들로부터 콘텐츠 저작권료나 사용료를 '구글세' 명목으로 받아야 한다는 게 유럽 분위기입니다.

'조세 회피' 관점에서 구글세는 크게 직접세와 간접세 두 가지로 나뉩니다. 직접세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 각국 법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을 제대로 내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이 기업들은 세율이 높은 나라 법인에서 벌어들인 매출을 세율이 낮은 나라에 설립한 법인으로 몰아, 세금을 줄이는 '이전 가격'(Transfer Priding) 조작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받았습니다. 이 같은 행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각국 정부의 판단이 '직접세' 개정에 작용한 것입니다. 간접세는 콘텐츠, 앱 등을 판매한 것에 대해 소비지국을 중심으로 판매세, 소비세, 부가세 등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세계 각국은 이 두 가지 관점에서 각각 구글세를 도입하거나 준비 중입니다. 프랑스는 2000년 후반, 저작권 관점에서 언론 협회를 중심으로 집단 대응이 이뤄졌습니다. 압박이 심해지자 2012년,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콘텐츠 이용료 지불을 약속하고 이듬해 8200만 달러 규모의 '디지털 출판혁신 펀드' 조성에 합의했습니다. 스페인도 저작권 관점에서 구글세 도입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지식재산권법을 개정해 저작권료 지불 없이 뉴스를 발췌하거나 링크를 걸 경우 30만∼60만 유로의 벌금을 물리도록 했습니다. 스페인은 이 법안 통과 후 신문업계가 8000만 유로(약 1080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호주는 조세회피 관점에서 구글세를 마련했습니다. 2011년 호주 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은 10억∼1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호주 시장에서 올리는 구글이 법인세는 78만1461달러밖에 내지 않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를 공론화했습니다. 이 때부터 호주는 소득세법 중 국경을 넘는 이전 가격 관련 규정을 엄밀히 검토했고, 규정을 계속 개정했습니다. 그 결과 2013년 호주 구글의 법인세는 707만 달러로 2011년에 비해 10배 가량 뛰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구글세'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말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이 법인세법, 소득세법 등의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조세회피' 관점에서 논의가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10년 전부터 논의를 시작했던 유럽 역시 구글세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여러 국가에 거점을 만들고 있다 보니 한 국가의 법 개정만으로 풀어내기가 어렵운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이를 풀어갈지는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도움말=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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