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우리가 오감으로 체득한 감각 경험과 머리로 사고하는 지적 능력 사이에 작용하는 '필터'입니다."
사회 이슈를 과학적으로 풀어 해법을 제시해온 본지의 대표 고정칼럼 '과학세상'이 500회를 맞았다.
지난 2004년 11월 4일 첫 회를 시작, 500회에 이르는 10년여의 시간 동안 필자인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과학과 사회에 대해 쉼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개인 컴퓨터에는 지금도 10여 개 이상의 칼럼 주제들이 정리돼있다는 이 교수는 "다양한 기사나 책을 접하거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있는 분야들이 생겨나고, 그 부분들을 과학적으로 풀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주제를 찾는다"고 전했다.
과학세상에는 단순한 과학적 개념이나 지식에 대한 소개보다는 사회적 이슈의 핵심원리를 찾아 과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이 교수의 가치관 때문이다.
이 교수는 과학을 다양한 학문 중 하나의 카테고리가 아닌 인간과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큰 틀로 인식하고 있다. 그에게 과학은 사회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하는, 다시 말해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창'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과학적 지식'의 축적보다는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대사회 소통 단절의 가장 큰 원인도 과학적 사고 방식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급격한 기술의 발달이 불러온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개인이 사고의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과학적 오해를 초래하고 결국 사회 갈등까지 빚고 있습니다. 객관성·보편성이 검증된 과학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비판을 통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해야 합니다."
과학세상은 이처럼 과학 지식과 합리적 비판을 도구로 활용,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MSG(글루탐산나트륨)과 같은 식품첨가물에 대한 오해'편(454회)이었다.
이 교수는 "MSG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는 조미료인데, 1990년대 국내 일부 기업이 MSG를 폄하하는 노이즈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됐다"며 "MSG가 무해하다는 과학적 증거들을 통해 사회의 통념적 오해를 해소한 것이 큰 수확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이덕환 교수는 과학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학세상이 지향하는 한국의 모습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세상입니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적 증거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과학정신을 생활화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