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주도한 임원 사실상 해임… 오늘 하나은행장 선임
금융당국 책임론 거론



하나·외환은행 합병 절차가 6월까지 전면 중단되면서 하나금융에 인사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두 은행의 통합을 주도해 온 임원 3명이 사실상 해임됐으며, 9일에는 공석이었던 하나은행장이 선임된다. 여기에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 경영진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어 하나금융 전반으로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하나금융지주는 9일 차기 하나은행장을 확정 선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 그룹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후보자 3명에 대한 면접을 9일 오전에 진행한 뒤 오후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달아 열어 하나은행장을 확정한다.

임추위는 지난 6일 1차 회의를 열어 김병호 부행장(하나은행장 직무대행), 함영주 부행장(충청사업본부 담당), 황종섭 부행장(영남사업본부 담당)을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김종준 전 행장이 사퇴한 후 11월부터 행장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했다. 그동안 외환은행과 곧 합병이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식 행장 선임을 미뤄왔으며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통합 은행장으로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법원이 외환은행 노조가 제기한 합병 절차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하나은행장 선임에 나섰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이우공 하나금융지주 부사장(통합추진단장), 정진용 준법담당 상무, 외환은행의 기획관리그룹 담당 임원인 주재중 전무가 사퇴했다. 이에 하나금융은 즉시 전략담당(CSO) 임원에 박성호 전무, 준법감시인에 권길주 전무, 재무담당 임원(CFO)에 곽철승 상무를 각각 선임했다.

이 역시 지난 4일 법원이 오는 6월 30일까지 은행 합병 일정을 중지하도록 한 것에 따른 경질 인사다. 김정태 회장은 법원의 결정에 크게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목표했던 4월 1일은 고사하고 조기 통합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에도 김정태 회장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해 회장인 자신만 뛰고 있다며 임원진들을 질책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하나금융은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3월 연임을 추진하는 김정태 회장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은 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도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3명의 임원뿐 아니라 하나금융,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의 후폭풍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도 당초 통합 은행장으로 거론됐지만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관측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장이 선임되면 김한조 행장 대신 신임 하나은행장이 통합 문제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인적 쇄신을 통해 군기를 다잡은 후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적 대응과 노조 설득을 병행하며 다시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하나·외환은행 통합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지난해 노사 합의를 요구했지만 최근 예비승인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런데 법원의 합병 중지 결정으로 상황이 꼬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당국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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