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주 리 인터내셔널 로펌  변호사·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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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식재산권 행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가 다투어지는 사건이 급증하면서 발명의 대가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요체로 하는 특허제도와 시장의 독점화를 막아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것을 요체로 하는 공정거래 관련 제도의 조화와 한계가 문제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특히 표준특허 관련 사례가 문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퀄컴의 사례가 있다. 퀄컴은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자들에게 CDMA이동통신기술 관련 표준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를 허여하면서 자사모뎀칩을 사용하는 제조업자에게 낮은 로열티를 부과하였을 뿐만 아니라 CDMA이동통신기술의 특허권이 소멸하거나 무효로 된 경우에도 종전 로열티의 50%를 계속 지불하도록 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퀄컴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2700억의 과징금을 부여했다. 또한 애플과 삼성의 표준특허 관련 사건도 주목할만하다. 애플이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애플을 상대로 표준특허의 침해금지청구소송을 제기하자 애플측이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이 삼성보유 표준특허에 대한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 조건 라이선스를 부여할 의무를 위반하여 특허 억류행위(Patent Hold-up: 표준특허로부터 다른 특허의 전환에 과도한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표준특허권자가 경쟁자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해 표준특허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높은 실시료를 요구하는 등 특허권을 남용하는 행위) 등을 하여 애플의 사업활동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사건 등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히려 애플이 라이선스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아 역특허억류(Reverse Patent Hold-up)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제약업계에서는 특허권 종료 이후에도 독점적 이익을 계속 향유하기 위해 신약특허권자가 복제약 제조업자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복제약 출시를 지연시키는 행위인 역지불합의(Reverse Payment)가 문제 되고 있다. 이는 특히 2015년 3월부터 실시되는 한미 FTA 상의 의약품허가-특허연계제도, 즉, 제약회사가 복제약 판매를 위해 식품안전처에 제품허가를 신청하려면 이를 특허권자에게 사전에 통지하도록 하고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일정 기간 시판허가를 중지하도록 하는 제도와 맞물려 공정거래법상 핫이슈가 되고 있다. 즉, 특허권자는 복제약의 출시를 사전에 인지하여 억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불공정한 역지급합의가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한 것이다. 역지급합의의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GSK( Glaxo Smith Kline)와 동아제약의 부당 공동행위사건이 있다. GSK가 원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온다세트론 성분 항구토제에 대해 동아제약이 복제약을 출시하자, GSK는 동아제약이 복제약 생산을 중단하면 신약의 독점판매권을 주고 판매액의 일정비율을 동아제약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한다고 합의하였고 공정위가 이를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52억 원의 과징금을 부여한 사건이다. 의약품 허가시 특허권자에게 통보를 강제하는 허가-특허 연계제도에 따라 특허권의 핵심적인 내용이 기간만료로 소멸되어 복제약에 시장을 빼앗길 상황에 처한 제약 특허권자와 장기간 및 고비용의 특허소송을 두려워 하는 복제약 제조업자의 이해관계가 합치되어 불공정한 역지급 합의가 증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역지급 합의에 의해 피해를 입는 것은 저렴한 복제약을 소비할 기회를 잃는 일반 소비자이다. 위와 같은 예 외에도 특허관리전문회사(Non-Practicing Entity: NPE)의 특허권 남용문제나 각국의 지적재산권 해외유출 관련 입법 등이 지적 재산남용과 관련하여 문제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문제들을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위와 같은 이슈들이 통상 이슈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자간 양자간 자유무역협정들이 속속 체결되어 관세장벽이 철폐되어가는 현상황에서 지적재산권 및 각국의 경쟁법을 비롯한 법 제도와 같은 비관세장벽은 각국이 자국 기업과 시장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효한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가장 단적인 예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들에 내린 수입금지 결정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여 거부한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미국이 대통령의 거부권이라는 제도를 통한 비관세무역장벽을 통하여 자국의 기업 및 시장을 보호한 예이다. 우리나라도 관세가 철폐되어 가는 현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 제도 등 비관세 무역장벽을 다시 한번 점검해볼 때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장기적이고 종국적으로는 소비자와 시장의 자유경쟁을 위하여 비관세무역장벽도 완화되어 가야 할 것이다. 종전에 쓴 바와 같이 특허권 부여 및 유지에 대해서는 미국이 선출원주의로 선회하는 등 세계 각국이 조화(Harmonization)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각국의 대화를 통해 경쟁법의 체계와 그 구체적인 행사가 조화(Harmonization)되어 갈 차례이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무역마찰을 피하고 소비자를 위한 최상의 경쟁상황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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