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사양·인증 요구 비일비재… 국내업체 진입장벽 높아
국산제품도 중국부품 조립판매
사실상 전량 외국산 제품 의존


지난해 공공조달 시장에서 판매된 서버의 93%가 외산서버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사업의 3분의 1가량은 국산업체가 제안조차 하지 못하는 특정 사양이나 인증을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조달 시장에 공급된 서버 규모는 총 1194대 1133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대비 공급 대수는 1.2% 늘었지만, 금액으로는 12.9% 줄었다. 구매방식으로는 전체 서버의 70%가 조달청 나라장터 인터넷쇼핑몰(3자단가납품)을 통해 공급됐으며, 나머지는 다른 HW 및 SW와 통합 구매하는 총액계약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공급실적은 국산서버업체들이 조달등록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참여업체와 공급 대수가 2013년에 비해 늘었지만, 전체의 7.7%에 불과한 98대에 그쳤다.

반면 HP(324대), IBM(294대)이 전체 물량의 65%를 차지하고 있고, 델, 후지쯔를 비롯해 기타 보안서버업체들이 뒤를 잇고 있다. 정부가 중소 ICT장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국산장비 구매를 독려하고 있지만, 뿌리 깊은 외산선호 현상은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외산장비를 염두에 두고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한 사례도 전체의 3분의 1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컴퓨팅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고된 서버 도입 관련 RFP 233건을 분석한 결과 공인인증 및 특정 사양을 요구하는 사례는 총 77건으로 집계됐다.

주로 TPMC, QPS, BOPS 등 외국 성능평가기관의 평가값을 요구하거나, '스마트 어레이', 'EPIC 기반', '오픈매니저서버' 등 특정업체 제품에 유리한 사양을 RFP에 명기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국산서버업계 관계자는 "매년 조달시장에서 국산서버 판매량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외산서버 비중은 갈수록 더 높아지는 추세"라며 "TPMC를 비롯해 외산서버에 유리한 인증 및 사양을 RFP에 제시하는 사례도 많아 진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조금씩 공급되고 있는 국산서버 역시 중국, 대만 등의 부품을 조립해 판매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우리나라가 전량 외산서버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중국과 미국 서버업체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국내 영세업체들은 기술개발보다는 조립품을 유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정부는 수년째 산업육성만 외칠 뿐 마땅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소ICT업계 관계자는 "국산서버업체 중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자신 있게 독자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업체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정부도 중소ICT장비 육성하겠다고 하지만 올해 신규 R&D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고 있어 총체적인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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