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이날 최 부총리는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복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뒤 재원 조달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복지·증세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무분별한 복지'를 구조 조정하는 것과 법인세를 인상하는 등 증세 카드를 조심스럽게 저울질을 하는 모습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일 '법인세 인상',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복지시대에 진입하는 이 시점에 실패한 유럽, 일본을 답습할 것인지 우리 실정에 맞는 것을 실현할지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유럽·일본은 이 과정이 부족해 국가 재정건전성이 나쁘다. 새로운 복지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복지정책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심재철 의원도 "'무작정 복지'에서 줄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짚어보는 것이 국민 혈세를 아낄 수 있는 해법"이라고 했으며 정병국 의원도 "복지의 적정 수준과 필요한 재원을 장기적 관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연말정산 파동에 비춰볼 때 1년 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 축소로 인한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복지 서비스를 늘리기는 쉽지만 조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정·청이 하나가 돼야 하고 특히 당이 정책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세·소득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단 법인세·소득세 인상을 포함한 부자증세를 확실하게 하고 그 다음에 복지, 세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한 다음에 증세를 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법인세에 대해 "현행 법인세 제도는 각종 공제·감면혜택이 많아 실효세율이 정해진 세율보다 낮다"며 "삼성전자가 약 10%대로 나오는 반면 일본에서는 거의 40%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조세연구원장 출신인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다른 라디오에 출연해 법인세 인상이 비효율적이며 무상복지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법인세를 약 10% 증세해도 4조~5조원 정도 거둘 수 있는데 이 정도로는 정부의 적자를 한꺼번에 메우기 어렵다. 무상복지를 전면 재검토해 복지가 정말 필요한 분들한테 가는 방향으로 복지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증세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하고 대기업 위주의 법인세 감면도 정비하는 한편 부유층 탈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저부담-저복지로 갈지, 고부담-고복지로 갈 지 국민적 합의를 위해서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여·야·정 및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범국민 조세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여전히 증세에 대해 부정적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고 복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뒤 재원 조달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증세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복지에 대한 여당·야당·국민의 생각이 모두 다른 만큼 국회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합의를 이뤄주면 합의된 복지 수준에 맞는 재원 조달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