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HD TV는 퀀텀닷 기술 그 이상”… ‘나노 크리스탈’등 사용
"올해 나노 크리스탈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성일경 상무는 퀀텀닷TV 전략을 묻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특이할 점은 이날 여러 애널리스트가 '퀀텀닷 TV'에 대해 물었으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차례도 '퀀텀닷'이란 이름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퀀텀닷이란 용어 대신 '비카드뮴 기술', 혹은 '나노 크리스탈 기술' 등이란 말을 사용했다. 두 용어 모두 퀀텀닷을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지칭한 '나노 크리스탈 기술을 적용한 TV'란 바로 올해 출시할 신제품인 SUHD TV를 지칭한다. SUHD TV라는 브랜드를 처음 공개했던 CES2015에서도 삼성전자는 퀀텀닷 대신 '독자적인 나노 소재를 적용한 패널'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이쯤 되면 삼성이 의도적으로 '퀀텀닷'이란 용어를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왜 '퀀텀닷 TV'라고 부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SUHD TV는 퀀텀닷 TV라는 것 하나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화질 엔진과 콘텐츠 등 종합적인 요소를 종합해서 SUHD TV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퀀텀닷 TV라고 부르면 다른 장점들이 다 파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TV 브랜드 뿐 아니라 이를 수식할 때도 '퀀텀닷'이란 단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퀀텀닷 TV를 처음 내놓은 곳은 삼성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2013년에 소니가 한차례 출시한 바 있으며 지난해 IFA2014에서도 중국의 TCL이 선수를 친 바 있다. 퀀텀닷이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 삼성전자가 그대로 따라 한 꼴이 된다. '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의 자존심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LED TV의 경우 삼성전자는 LCD TV와의 차별화를 위해 'LED'를 TV 브랜드에 사용하며 적극 마케팅에 활용했다. 'LED TV도 LCD TV에 불과하다'며 과소평가했던 경쟁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뒤늦게 따라 했다. LED TV는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제품에 적용했기 때문에 차별화 요소가 됐으나 퀀텀닷은 그렇지 않다.

대신,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나노 크리스탈 기술'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LG전자는 다우케미칼로부터 퀀텀닷 재료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나노 크리스탈 기술을 내재화했기 때문에 원가 상승 요인이 크지 않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료를 생산하는 협력업체가 있으나 비카드뮴 퀀텀닷 기술은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퀀텀닷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진정한 퀀텀닷 TV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퀀텀닷 TV는 입자 크기에 따라 파장이 달라지는 퀀텀닷의 특성을 이용해 퀀텀닷 소재만으로 색깔을 구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되는 퀀텀닷 TV는 LCD TV의 백라이트에 퀀텀닷 소재의 필름을 적용한 것으로 본래 의미의 퀀텀닷 TV는 아니다. 한 TV 업계 관계자는 "논란의 소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가 퀀텀닷 TV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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