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주일한국기업 53%, 올해 대일본 사업 악화 전망"

일본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은 올해 대일본 영업환경이 지난해보다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는 주일한국기업연합회 회원인 진로, 삼성, LG, 포스코 등 국내 주요기업 총 72개사를 대상으로 '2015년 주일한국기업 영업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 업체의 84.5%가 2015년 영업환경 전망에 대해 '전년과 동일' 또는 '악화'로 응답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영업환경이 '2014년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의 비중이 전년보다 3.5%포인트 증가한 53.5%에 달했다. 주일한국기업의 어려움이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IT서비스업을 제외한 제조·무역·운수·서비스업 등 대부분 업종의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IT기업들은 일본의 마이넘버(주민번호) 시스템 구축 등 시스템통합(SI) 사업 확대에 따른 IT 관련 수요 증가로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환경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지속적인 엔저현상(57.5%)'이 꼽혔다. 주일한국기업의 결제통화 중 엔화가 78.5%로 압도적으로 높아 엔저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채산성 확보를 위한 최소수준의 환율에 대해서는 '1000~1050원/100엔'이라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아 현 수준의(920원 내외) 환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일한국기업의 영업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업계가 전망한 2015년 평균환율 전망치 평균은 '919원/100엔'이다.

'한·일 정치관계 악화(30%)'도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의 정치관계 악화는 여행·운수·서비스 등 비제조업 분야와 농식품, 생활용품 등 일반 소비자 거래(B2C)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일본 영업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사업 축소나 업종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9.7%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47.2%의 업체가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신상품 개발 및 거래처 발굴, 제3국 시장으로의 수출 등 우리 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올해, 두 국가 간 관계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 업체의 절반 이상인 51.4%가 독도 문제 등으로 2012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악화된 한·일 관계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영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주일한국기업의 영업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업계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개선을 위한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