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통합 촉박한 기간 우려" 타당성 토론서 주장
금융위, 은행 합병 예비인가 승인 내달로 연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촉박한 IT통합 기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은행 합병 예비인가 승인을 다음 달에 진행하기로 해 하나-외환은행 통합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외환은행 노조가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통합 타당성 토론회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IT통합 프로젝트 기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낙환 전 삼성SDS 시스템통합(SI) 업종전문가(IE)센터 전문위원은 토론회에서 "통상적으로 금융권 차세대에서 테스트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며 "그런데 하나-외환은행 통합 프로젝트는 설계, 개발과 테스트까지 9개월로 기간을 정해 어떻게 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장낙환 전 전문위원은 28년 동안 IT업계에 종사했으며 10년 간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는 "차세대 시스템의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과정에 20개월에서 34개월이 소요되며 준비 기간도 필요하다"며 "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공정 기간을 줄인다고 해도 테스트 기간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하나-외환은행 보도 규모가 작은 대구은행도 5차례 통합테스트, 4차례 영업점 테스트에 6개월이 걸렸으며 IBK기업은행도 차세대 시스템 오픈 전 10개월 이상 테스트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2일 IT통합을 위한 조직을 출범하고, 올 1월부터 10월까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시스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게 장 전 위원과 IT업계 일각의 주장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IT통합 주사업자를 선정하려고 했지만 참여를 검토했던 LG CNS가 포기했다. IT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기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해 하나금융에 기한 연장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참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양행 IT인력 460여명 및 우수 중견 IT업체를 활용할 경우 통합작업을 1년 내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 은행 IT 임원은 "9개월만에 통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촉박하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며 "사용자 메뉴나 일부를 통합할 수는 있겠지만 핵심적인 부분까지 모두 9개월만에 다 통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하나-외환은행이 무리하게 통합 시스템을 오픈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외환은행 입장에서는 IT통합을 늦출 경우 올해 강력한 통합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진다. 결국 IT통합 문제가 하나-외환은행 통합 지연과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3월 1일로 예정된 하나-외환은행 합병기일도 연기될 전망이다. 금융위가 당초 28일로 예상됐던 합병 예비인가 승인을 다음 달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예비인가 승인 후 본인가를 신청하면 최대 30일의 심사기간이 걸린다.

이런 가운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임원들을 질책하며 통합이 지연되는 것을 경계하고 나섰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 월례 조찬강연 드림소사이어티에서 "지금 임원들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통합하려고 하는데 방관만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는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가 진전되지 못하는 등 통합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로 해석된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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