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금융안정 위험에 유의해야"... 하반기 미국발 금리인상땐 심각한 위기 우려해
한국의 금융안정성이 날로 불안해지고 있다. 가계부채에 발목이 잡혀 경기부양을 위한 쓸 수 있는 카드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지난해 10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빠르게 높아졌기 때문에 금융안정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총재가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우려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직접 언급,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와 관련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린 효과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가계부채 급증으로 금융안정 위험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금리를 낮춰 경기부양에 나서야 할 정도로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증가라는 뇌관으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도 천문학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돌입했다. 유럽에 이어 러시아 역시 정부 예산과 국부펀드 자금 등 총 1조3750억루블(22조838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한국은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가계부채는 최근 한은이 집계한 규모만 이미 1060조원에 달했다. 전세대출까지 포함할 경우 15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가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기업, 가계부채 등 총부채규모은 4507조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 말부터 예고된 미국발 금리 인상이 하반기 이뤄질 경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 정권 임기 또는 다음 정권에서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의 한국 국가부도 위험성은 한층 높아졌다. 이날 금융정보 제공업체 슈퍼디리버티브스는 미국 뉴욕시장에서 19일 종가 기준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붙는 CDS 프리미엄은 67.96bp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26일(68.57bp)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이다. 이 상품에 적용되는 가산금리인 CDS 프리미엄이 상승했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양적 완화 확대를 시행하며 통화가치가 떨어진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양적완화 확대를 결정한 지난해 11월 급등했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에 힘입어 지난 14일 65.1bp를 기점으로 19일 63.89bp로 낮아졌다. 한국보다 4bp 낮다.

또 정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부양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10조원 안팎의 자금을 풀겠다고 밝혔지만, 매년 커지는 세수결손으로 재정 건전성이 좋지 못하다. 기재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수결손 규모는 2012년 2조8000억원에서 2013년 8조5000억원으로 3배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결손 폭은 11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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