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마케팅" VS "경쟁사가 주범"

아이폰6·갤노트4 '리베이트 대란' SKT - KT 네탓 공방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벌어진 SK텔레콤과 KT의 신경전이 이번에는 고액 리베이트(판매대리점 장려금)로 번졌다. KT가 지난 16일부터 19일 사이 시장과열의 주범으로 SK텔레콤을 지목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KT는 20일 "지난 주말, SK텔레콤이 아이폰6와 갤럭시노트4 등 주요 단말기에 45만원 이상 고액 리베이트를 판매대리점에 지급하며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며 "규제기관은 SK텔레콤에 대한 엄정한 사실조사를 통해 법을 집행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6~18일 갤럭시노트4, 아이폰6 등에 최고 50만원까지 리베이트가 지급된 것으로 보고 현장 실태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장려금 수준이 평소(30만원 미만)보다 20만~25만원 더 높게 유지되며, 시장 과열 상황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KT는 방통위가 지난 16일과 17일 이통사 담당자를 불러 2차례 강도 높은 경고를 했는데도, SK텔레콤이 17일 오히려 전체 LTE 단말기 대상으로 리베이트를 일괄 47만원으로 올려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근거로는 번호이동 수치를 들었다. KT는 지난 1월 1일부터 16일까지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에 3096명 순증을 기록했으나, 주말 번호이동량이 집계되는 19일 하루에만 SK텔레콤에 4850명의 가입자를 빼앗기며, 1754명 순감(알뜰폰 제외)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가입자 감소는 (경쟁사의) 불법적 영업행위 외에 다른 설명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주말과 지지난주 말 번호이동 규모를 비교했을 때, 하루 평균 2만4000건으로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KT측이 갤럭시노트3 등 일부 인기 단말기의 재고가 소진돼 가입자가 감소하고, LG유플러스도 상당수 가입자를 빼앗기며 이 같은 노이즈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놓고 법정 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3밴드 LTE-A는 각각 10㎒폭, 10㎒폭, 20㎒폭의 주파수 3개를 묶어 최고 3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내는 기술이다.

지난해 12월28일 SK텔레콤이 100명 체험단 대상 유료서비스를 시작하며 '세계 최초 상용화'라고 발표하자 KT와 LG유플러스가 강하게 반발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상용화' TV 광고에 대한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심리가 열렸다. 또 KT는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노트4 S-LTE를 21일 출시한다고 밝히며, "진짜 3밴드 LTE-A 서비스의 세계 최초 상용화는 KT"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이미 지난해 말 자사가 세계 최초 상용화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