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정책연구위원
정현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정책연구위원


광화문 대로에는 두 분의 동상이 서 있다. 한 분은 임진왜란을 통해 23전 23승의 신화로 국난을 극복하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 또 한 분은 세종대왕이시다.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발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국가 창조경영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세종대왕을 빼놓을 수가 없지 않을까.

세종대왕 시대 창조된 우리 민족 고유의 글로 전 세계에 자랑하고 있는 한글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과학적인 글자로 수학과 같은 규칙과 정확성, 거기에 바둑판 같은 체계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과학성에 의해 우리나라는 문맹률 '0'를 보이고 있지만 영어를 쓰는 미국은 약 21%, 한자를 쓰는 중국은 약 50%의 문맹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세계를 향한 한글 보급은 세종학당을 통하여 50여개 국 이상 130개 지역에 운영되고 있으며 연 4만여 명 이상을 교육하는 등 세계화를 향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한글이 '21세기 세종 계획' 10년 간 세계 수준의 국어 기초 자료 구축을 통한 우리말의 정보화, 표준화된 전자 사전 구축을 통한 우리말의 체계화, 한민족 언어 정보화를 통한 우리말의 세계화, 언어 정보화 관련 규격 및 도구의 체계적 정리를 통한 우리말의표준화 과정 등을 거쳐 지금과 같은 체계를 갖추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이를 통한 정보화 시대 한글은 그 진가를 더욱 발휘하고 있다. 컴퓨터 음성 합성에 유리하고, 음절 모아 쓰기로 정보처리 효율이 높으며, 영어보다 자연어 검색에 유리하고, 자음과 모음 표현으로 입력속도가 타언어에 비해 2∼3배 빠르며, 특히 한자나 가나에 비해 7배의 빠른 컴퓨터 입력 속도를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우수한 한글과 함께 과학기술에 있어서 세종대왕의 치적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일본에서 출판된 과학사·기술사 사전에 의하면 15세기 초중반의 세계적인 과학기술 업적에 우리나라 29건, 중국 5건, 일본 0건, 동아시아 이외 전 지역이 28건으로 세종시대 과학기술이 15세기에 이루어진 다른 모든 나라의 성과를 능가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슬람 과학과 서유럽 근대과학 사이의 역사적 공백을 메워주는 동아시아 과학의 업적으로 재조명 되고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대성과를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은 세종대왕의 과학성과 실용성을 존중하고 자주적인 기술개발의 노력과 함께 인재를 양성하고 조직적인 공동연구를 실현한 창조경영이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이 과학기술이 그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

첫째, 기술혁신의 리더십이다. 농사직설 등을 통해 그 당시 주력산업인 농업의 발전을 강화했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향약집성방 등과 같은 민족의학을 집대성했다. 또한 자주적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칠정산 내외의 편찬 등 우리만의 역법 체계를 구축했다.

둘째, 국민 사랑과 인재중심의 과학기술 철학이다. 백성을 위한 훈민정음의 창제, 인재를 중시해 신분을 초월한 과학·기술자의 파격적 선발과 우대, 측우기, 자격루, 갑인자 등 민족문화의 창조, 집현전과 도감 등을 통한 국책과제의 조직적 공동연구, 적극적인 해외 선진 기술의 도입 등이다.

셋째, 백성의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비전이다. 대왕은 백성을 위해 백성의 먹거리를 중시한 정책을 구현했고, 백성의 삶의 질을 위한 혁신을 추구했다. 대왕은 끊임없는 독창성 추구로 동기부여를 했고, 선택과 집중의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개방형 토론을 중시하며 역량 중심의 인재를 발탁해 확실한 평가와 보상을 했다. 결과적으로 대왕은 조선의 표준을 세웠고, 현재의 한반도 모양에 대한 영토를 확정해 조선 안의 삶의 공간을 확보하고, 그 안에 조선 문물의 기본 골격을 마련했다.

이처럼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상 가장 창조경영을 잘한 왕의 대명사이며, 그 당시 과학기술은 당대 세계 최고로 평가되고, 한글은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창조물이다. 2046년은 한글이 반포된지 6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대비해 전국민에게 세계를 선도하는 과학기술로 행복한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미래의 비전을 심어주면 좋을 것 같다. 그 때쯤 되면 우리의 과학기술이 세계 3위쯤 되고, 우리 국민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질병없는 건강한 삶, 풍족한 물질 속의 풍요로운 삶, 안전하고 재난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분명히 올 것이다.

정현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정책연구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