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컴퓨팅 R&D 예산 40억중 한푼도 못받아 연평균 31% 고성장 전망속 외산비중 99% 달해
정부가 ICT장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환경의 핵심 장비인 스토리지는 최근 몇 년간 국산화 시도조차 없었다.
19일 정부기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의 R&D 예산 중 서버, 스토리지 등 차세대 컴퓨팅 부문은 40억원 규모다. 하지만 컴퓨팅 장비 중에서도 외산 비중이 가장 높은 스토리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련 예산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비였던 스토리지는 최근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 분석하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를 위한 스토리지 인프라 시장은 오는 2018년 1087억원까지 성장해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 IBM 등 외산의 점유율은 99%에 가깝다. 국산업체로 명맥을 유지하는 업체조차 네트워크스토리지(NAS) 엔진이나 게이트웨이 등 일부 SW를 대만산 하드웨어(HW)에 결합해 중소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할 뿐 외산업체와 경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부는 지난 2013년 'ICT장비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서버·스토리지 명품 장비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스토리지 R&D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만 해도 스토리지 기술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전자부품연구원은 비교적 사업성이 높은 '올 플래시 스토리지'와 '오브젝트 스토리지'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제안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예산을 받지 못했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이제 스토리지 시장은 SW중심의 운영과 플래시메모리를 적용한 장비 등 두 가지 영역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특히 올 플래시 스토리지 개발은 LG, SK 등 글로벌 IT업체들도 공동 개발에 관심을 보이면서 정부에 적극적으로 제안했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래부가 스토리지 기술확보에 무관심한 것은 컴퓨팅 장비 R&D 사업을 총괄하던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내 차세대 컴퓨팅실이 다른 부서와 흡수되면서 예견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13년 ICT장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그 이듬해 정작 관련 R&D를 총괄하던 차세대 컴퓨팅실을 IoT가 주 업무인 스마트서비스실과 통합했다"며 "모든 예산이 빅데이터, IoT에 집중되고 있는데, 스마트서비스실에서 컴퓨팅 장비는 신경도 안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스토리지 관련 R&D 예산이 없는 것은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결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과제를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