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통합백업센터 구축 사업이 1년 가까이 사업자를 찾지 못해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예산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업계의 지적에 사업비를 110억원 증액하고 과업을 줄여 재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업체들이 외면하고 있다.
19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최근 행정자치부는 '정부통합전산센터 공주센터(정부통합백업센터) 신축 사업'에 대한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현대산업개발·한신공영 컨소시엄만 신청해 사업이 유찰됐다.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사업을 재공고한다는 계획이지만, 신규 참여업체가 나타날지 미지수여서 자칫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사업은 대전과 광주 정부통합전산센터에 분산된 백업자원을 통합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이다. 충남 공주에 들어설 백업센터는 건축연면적 1만6625㎡ 규모로 전자기파 방호설비(EMP)까지 갖춘 '벙커형 데이터센터'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난해 3월을 시작으로 올해 1월까지 총 세 차례나 단독입찰로 사업이 유찰돼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행자부는 기존 989억원이던 사업비를 1100억원까지 늘리고, 편의시설 등 우선순위가 아닌 과업을 과감하게 제외해 다시 사업을 공고했지만 이번에도 1개 컨소시엄만 사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본 심사는 하지도 못했다.
과업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예산이 업체 참여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통합전산센터 관계자는 "최근 사전심사 신청서를 받았지만 1개 컨소시엄만 참여해 결국 사업을 유찰시켰다"며 "이번에는 업계의 요구대로 사업비를 늘리고 과업을 줄여 공고했는데, 여전히 참여가 저조해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업비까지 늘렸지만 업계는 이 금액으로는 최소 6%가량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과 한신공영이 컨소시엄으로 사업에 참여한 것 역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행자부는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사업을 재공고할 예정이지만, 신규 참여업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미 사업비를 증액했기 때문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여지도 없고, 과업 수정도 사실상 불가능해 사업이 또다시 유찰될 경우 정부도 뾰족한 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1년 이상 지체되고 있어 시간적 여유가 적고, 업체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부실하게 공사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공공사업은 마진은 적지만 현금수급을 위해 건설사나 IT업체들에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하지만 이제 모든 업체가 수익성 회복을 핵심으로 내세우면서 이런 공공사업의 이점이 점차 고려되지 않고 있어, 이번 정부통합백업센터 사업과 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