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잉크, 인수후 투자 없이 특허료만 챙겨 폐쇄 위기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전순옥, 무소속 유승우 의원과 하이디스 조합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먹튀자본 하이디스 공장폐쇄 정리해고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전순옥, 무소속 유승우 의원과 하이디스 조합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먹튀자본 하이디스 공장폐쇄 정리해고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자본에 넘어간 국내 원조 LCD기업이 문 닫게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투자 없이 기술만 빼가는 '먹튀 자본'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전순옥, 무소속 유승우 의원과 하이디스 조합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먹튀 자본 하이디스 공장폐쇄 정리해고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하이디스테크놀로지(이하 하이디스) 공장폐쇄를 통보한 대만 자본을 맹비난했다.

하이디스는 대만의 이잉크가 대주주인 경기도 이천의 TFT-LCD 제조업체로 이잉크는 지난 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공장가동 중단을 결정한 뒤 7일 공장폐쇄 및 생산 중단 방침을 이천시청과 이천경찰서, 중앙지방 고용노동청 성남지청 등에 통보한 바 있다. 당시 이잉크는 회사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이유로 380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정리해고 계획까지 통보했다.

그동안 외부 신규투자는 물론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하이디스는 정리해고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 방안을 논의하자며 노조에 협의를 제안한 상태지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하이디스 근로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기업 인수 후 시설투자는 하지 않고 기술만 빼가는 외국계 자본의 이른바 '먹튀' 행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하이디스는 국내 원조 LCD 기업으로, 한국이 LCD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1990년대보다 앞선 1989년 출범한 현대전자 LCD사업본부가 그 뿌리다. 2001년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해 하이디스로 사명을 바꿨으며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국기업 BOE에 매각됐다.

하지만 하이디스를 사들인 BOE가 한국 내 라인에 투자하지 않고 중국 내 생산라인에만 적극 투자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BOE하이디스는 2006년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2003년 연간 매출 7965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을 기록했던 하이디스는 BOE에 인수된 뒤인 2005년 연간 매출 4649억원에 영업손실 1099억원을 기록하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됐던 것이다.

특히 법정관리를 신청하던 2006년 BOE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BOE하이디스에 대한 회생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LCD패널 특허권을 넘길 것을 요구한 바 있으며 이는 아직까지도 '먹튀 자본'의 국산기술 유출의 전례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하이디스는 대만 기업 이잉크에 인수됐지만 이잉크 역시 기술이나 설비에 대한 투자 없이 특허를 대만 업체들에게 공유해 특허사용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기술만 빼갔다. 전형적인 '먹튀 자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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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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