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보조금 집중투입 여파… 재고 처분·여론비난 모면 1석2조 평가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의의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가 지난 연말 갤럭시노트3 등 구형 스마트폰에 지원금을 집중 투입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단통법이 이통사만 배 불린다는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피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통사간 경쟁 촉진이 지속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단통법으로 크게 향상됐을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전 분기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통법 시행 직전인 지난해 3분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1조46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에는 업계 예상을 깨고 3사 영업이익은 9000억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 3사의 합법적 지원금 경쟁이 오히려 심화돼, 직전 분기에 비해 마케팅 비용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통법 적용 첫 분기 실적의 뚜껑을 막상 열어보면 모두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통 3사는 4분기 합법적 마케팅 비용을 총동원했다. 아이폰6 출시 경쟁 당시 중고폰 선보상 정책을 통해 60만원대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삼성 갤럭시노트3, 갤럭시S4, LG G2 등 구형 제품에 대한 지원금을 공짜폰 수준으로 크게 확대했다. 그 결과 월별 번호이동 건수는 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10월 37만건에서 12월에는 68만7000건으로 회복했다. 그만큼 마케팅 비용 지출 규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통사 4분기 실적이 저조하다고 해서 우울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통사들은 재고를 털어내는 동시, 단통법으로 인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단통법은 시행 초기 보조금 경쟁을 제한하며, 이통사에 과도한 영업이익을 보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경우 요금인하 압박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저조한 실적으로 이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같은 마케팅 경쟁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직후 시장 상황이 크게 불확실해지며, 이통사들이 초반 주도권 다툼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높인 측면이 있다"며 "이를 단통법이 경쟁을 촉진한다는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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