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업이 2일 신년 시무식을 갖고 일제히 2015년 업무를 시작했다. 시무식은 그 회사를 대표하는 책임자가 나서 그 조직의 한 해 주요 사업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때 제시하는 신년사는 한 해 그 기업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내용을 담기 마련이다.

여느 해 신년사와 마찬가지이지만 올해 신년사에서는 사뭇 다른 긴장감을 읽을 수 있다. 대개 신년사는 상투적인 수식어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내용을 담은 뒤 올해 이런 사업들을 새롭게 추진하자거나 이런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내용을 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삼성이나 LG, SK, GS 등 주요 그룹사가 내놓은 신년사를 보면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찾아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말과는 딴판이다.

우리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큰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로존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의 확산에 신흥국의 취약한 금융시장 구조와 지정학적인 긴장 상황은 대부분 기업이 꼽는 불안요소다. 특히 미국이 금리라도 인상할 것 같으면 우리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내수시장은 여전히 깜깜하다. 국내 소비지출이 처음으로 3년 연속해서 1%대의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 국가 및 가계 부채의 무거운 짐이 우리 경제 전체를 억누르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 보인다. 이러한 내용이 기업들의 신년사에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버티고 생존하려는 노력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년사에서는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촉발된 위기상황을 넘어서야 하는 삼성전자의 고민의 그대로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IoT(사물인터넷)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의 105층 사옥에 대한 의지도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와 함께 SK의 혁신경영을 통한 위기돌파나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LG 계열사의 신년사 내용은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만으로 위기상황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금의 위기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사태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서서히 누적돼왔다는 점에서 자칫 헤어나올 수 없는 위기상황으로까지 몰릴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경제의 체질을 변화해 재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제 적으로 구조개혁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을 통해 공공 부문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하고 이를 금융이나 교육 등 사회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 경제 활성화와 기업 활동을 억제하는 각종 규제를 없애는 동시에 중기적합업종이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같은 잘못된 법과 제도는 다시 손을 봐야 한다.

2015년 대한민국 경제는 도약이나 좌초냐 하는 갈림길에 섰다. 여기서 삐끗 미끄러지면 끝없는 추락만이 있을 뿐이다. 결국 기업 할 수 있는 환경 구축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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