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IT 기반으로 매장-PC-모바일 쇼핑환경 결합… 통합물류센터 구축 등 맞춤형 배송 서비스도
■ 2015 스마트경제 꽃 피울 신산업ㆍ신기술-유통산업 혁신 전략

#미국 최대 가전·IT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방문 매장에 재고가 없는 경우 고객에게 온라인 주문을 유도해 시간 내 매장 픽업과 재고가 있는 인근 매장에서의 자택 배송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게 했다. 이 서비스로 '쇼루밍족' 끌어안기에 성공한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3분기 8분기 만에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순익도 전년대비 143% 급증했다.

#아마존은 최근 뉴욕에서 자전거로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아마존 프라임 나우' 서비스 시험에 들어갔다. 자전거를 타고 물건을 나르는 '자전거 메신저'들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근처 아마존 건물부터 물품 배송지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고 있는데, 아마존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1시간 배송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 같은 일들은 먼 나라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IT 대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도 이 같은 유통산업 변화의 싹이 트고 있다. 오프라인·온라인으로 양분돼 있던 국내 유통산업은 2015년 대변혁기를 맞을 전망이다.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매장의 장점과 스마트폰을 결합한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온라인유통 기업들은 단점으로 꼽혔던 배송 시스템에 대해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다. 업체들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하거나 모바일쇼핑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승부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업계 "2015년은 옴니채널 원년"=불황 속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쇼핑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들은 옴니채널 전략으로 '빼앗긴 고객 찾기'에 나선다. 옴니채널은 오프라인, TV, PC, 모바일 등 모든 쇼핑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이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일원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옴니채널팀을 지난해 3월 신설해 백화점, 마트, 편의점, 홈쇼핑, 온라인몰 등 15개 계열사를 온·오프라인으로 엮은 통합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롯데는 옴니채널 전략에 사활을 걸었다. 롯데는 옴니채널 추진을 위해 △빅데이터 활용 △IT 기반 마케팅 △고객경험 업그레이드를 3대 전략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에 걸친 롯데 통합 회원제도를 시행하고 올초 옴니채널 관련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롯데 이노베이션랩'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미 스마트 쿠폰북, 비콘 서비스, 스마트픽 등 서비스를 시작했고 모바일 가상 스토어, 스마트스캐너 서비스 등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서비스가 자리잡으면 올해는 아침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롯데마트몰에서 생필품을 쇼핑한 후 퇴근 후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상품을 받아가고, 백화점 DM에 있는 상품을 스캔해 온라인에서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롯데가 매장을 최대한 이용하는 전략이라면 신세계는 온라인 활용에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초 백화점 인터넷몰, 이마트몰, 트레이더스몰 등 그룹 내 온라인 쇼핑몰들을 하나로 묶어 SSG닷컴을 출범한 신세계는 상품 검색, 결제, 프로모션까지 통합해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에서 시범 운영해온 비콘 서비스를 안정화해 인근 고객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매장 내부에서도 동선에 맞춰 쿠폰 등을 띄워주면서 오래 머물도록 환경을 갖출 방침이다.

GS리테일도 홈쇼핑, 온라인몰 등을 결합한 '미래형 편의점'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의 미래형 편의점은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의 장점과 모바일을 키워드로 한 IT 기술을 접목했다. 이 편의점이 현실화되면 고객은 편의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스캔 과정 없이 자동으로 계산, 모바일 카드로 결제할 수 있고, GS홈쇼핑에서 본 의류를 편의점에서 가상으로 입어보고 결제 후 매장에서 상품을 받거나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모바일 강자들은 배송 전쟁=가격 경쟁력과 상품 다양화로 모바일쇼핑 시대에 우위를 점한 온라인유통 업체들은 배송에 사활을 건다. 무인항공기, 자전거, 택시, 로봇 등을 총동원, 빠르고 안전한 배송에 생사를 건 아마존, 구글의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국내 업체들이 배송에 집중하는 것은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더 이상 가격만으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서로 다른 브랜드나 판매자의 상품을 묶음 배송하는 '스마트 배송'을 시작했다. 스마트배송관에 등록된 상품의 포장·배송·재고관리를 이베이가 일괄해서 하는 방식으로, 여러 개의 제품을 구매해도 소비자는 배송비를 한 번만 내면 되고 배송 속도도 빨라진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360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가 스마트 배송의 거점으로, 오후 6시 이전 주문 건은 당일 발송해 다음날 받아 볼 수 있다. 이베이는 올해는 스마트 배송 상품을 늘리고 수도권에서는 당일 배송서비스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작년 6월부터 배송 직원인 쿠팡맨을 직접 채용해 자체 물류센터 4곳과 지역 거점을 활용, 당일 및 익일 배송을 시작했다. 쿠팡이 작년 12월 글로벌 투자사 블랙록 등으로부터 3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 투자금을 올해도 물류·배송 인프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어서 배송 속도와 질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GS샵은 경기도 군포에 모바일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해 배송 경쟁에 뛰어든다. 2260평 규모로 월 최대 30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물류센터에서는 모바일과 인터넷 상품만을 취급하며 오후 6시까지 상품을 구매하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은 "올해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모바일'인 만큼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모바일 시대에 걸맞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업체들의 숙제"라며 "오프라인유통 업체는 단순한 기술 접목에 그치지 않고 쇼핑경험 전반에 녹아들 수 있는 '옴니채널'을 구축해야 하고, 온라인유통 업체는 모바일 쇼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키우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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