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요금인가제-합산규제 등 주요정책에 압력… 미래부 컨트롤타워 역할못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 코리아가 흔들리고 있다.

창조경제의 슬로건 아래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한 지 3년 차를 맞고 있지만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ICT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년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통신요금 인가제폐지 논쟁 △700㎒ 주파수 논쟁 △유료방송 점유율 합산규제법 등 주요 정책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못하고 국회에 끌려다니기 바빴다.

ICT 주요 정책 결정에 정부는 없고, 국회만 있다는 평가다.

1일 ICT 전문가들은 창조경제와 ICT 컨트롤타워이자 박근혜 정부를 대표하는 부처로 출범한 미래부가 지난 2년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창조경제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 중반기를 맞아 올해도 이러한 상황이 재연되면 'ICT코리아'의 위기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미래부는 지난 2년 동안 ICT 특별법과 창조경제 혁신센터 건립 등을 통해 ICT 부흥의 기반을 일부 마련했다.

그러나 혁신적인 ICT 드라이브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통과를 위해 최문기 전 장관은 1년간 국회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기 바빴다.

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도 특정 사업자나 단체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 미래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대표적으로 700㎒ 주파수 활용을 놓고, 미래부는 정부의 모바일광개토플랜에 따라 통신용으로 할당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정했다.

하지만, 국회 미방위 의원들의 일방적 압박에 지난 2년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합산규제와 요금인가제 등의 사안을 놓고도 국회 의원들 압박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했다.

전문가들은 출범 3년 차에 들어가는 미래부가 이제부터라도 무게 중심을 잡고, ICT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핀테크' 열풍으로 대표되는 모바일금융과 사물인터넷(IoT) 등 여러 ICT 신융합 산업 분야에서 이미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는 세계 1위 온라인판매 업체를 넘어 모바일 금융 장악을 시작했다.

중국과 인도 정부는 전국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구개발 자원을 쏟아붓는 대대적인 IoT 진흥정책에 돌입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는 "전체 ICT 진흥의 맥락에서 보면, 규제법안인 단통법은 그렇게까지 중요한 법이 아니었다"며 "올해부터라도 이 에너지를 소프트웨어 등 ICT 산업을 육성하는 데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회가 행정권한이 명확한 영역에 대해 침범해 들어온 것은 큰 문제" 라며 "그러나 미래부에서도 누군가 욕을 먹더라도, 직을 걸고서라도 돌파해야하는데 모두 눈치 보기에 바빴다" 고 꼬집었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세계는 제조업과 서비스 등 ICT를 기반으로 산업 융합 혁신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치 싸움에만 매달려수세적인 자세만 취하고 있다" 며 "미래부가 새해부터라도 파괴적 혁신을 창조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 고 지적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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