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계약학과 학비 등 1인당 2200만원 지원 '파격' 기업체도 맞춤형 전문인재 채용 '만족'
지난 12일 대전시 어은동에 위치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만난 유니나씨(왼쪽부터), 김재화 교수, 정진선씨. UST 제공
대전시 어은동에 위치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에서 들어서자 앳된 얼굴의 여학생 두 명이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를 하고 있었다. 정진선(28)씨와 유니나(25)씨는 올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가 처음 개설한 계약학과에 '기능유전체학전공'으로 입학한 주인공들이다.
30개 국가 연구기관을 캠퍼스로 활용해 인재를 키우는 '국가연구소대학'인 UST는 올해 계약학과 첫 입학생을 받았다. 계약학과 입학생은 기업과 기관 지원을 받아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입학 당시 약정한 기업 취업을 보장받는다. 현재 14개 기업과 함께 생명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8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유씨와 정씨는 일반 대학원 과정과 달리 연구에 직접 참여하는 현장 실무 중심 UST 교육과정에 매력을 느껴 지원을 결심했다. 특히 계약학과에서는 기업과 기관 지원을 받아 학비 부담을 덜 수 있고, 취업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다른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친구들과 달리 연구에 직접 참여하면서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고, 현장의 다양한 연구원들과 매일 만나 일반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유 씨는 "주변에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등록금뿐 아니라 장려금까지 지원받으면서 취업도 보장돼 마음 편하게 공부에 몰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계약학과에서는 학비의 30%를 기업이 부담하고 나머지 70%는 UST와 출연연이 지원하며, 등록금과 연구장려금을 포함해 연간 1인당 2200만원을 지원한다. 계약학과 입학생만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 계약학과에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기업도 모두 '윈윈윈(win-win-win)'이 되는 시스템이다.
UST 생명원 캠퍼스에서 기능유전체학전공을 맡고 있는 김재화 교수(생명연 책임연구원)는 계약학과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계약학과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엔지켐생명과학'과 공동연구를 해오다 이번 계약학과를 신설하면서 다시 협약을 체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연구소는 연구인력이 부족하지만 비용 등 문제로 추가 채용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계약학과를 통해 연구 현장의 인력문제도 해결하면서 핵심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서도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지식은 일반 대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것들이 많아 채용 후에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대학원 과정에서부터 특화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계약학과가 최근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연구성과 사업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니라 시장에서 빛을 보는 연구에 매력을 느낀 그는 엔지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녹용을 주원료로 하는 면역조절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성과가 연구실 안에 머물지 않고 시장으로 나오면서 연구결과에 대한 효과와 반응을 직접 접할 수 있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며 "계약학과 재학생들도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R&D를 배우고 제품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면서 살아있는 연구를 하는 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