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친환경차 시장의 메카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벤츠나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친환경차 연구개발(R&D) 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마저 중국에 R&D 센터를 설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친환경차 R&D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미국이나 일본,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 선점당한 친환경차 시장에서 더 힘을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과의 친환경차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에너지 무한경쟁 시대의 생존법으로 친환경차 시장에 집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친환경차 시장은 당장은 규모 면에서 크지 않지만 시점이 문제일 뿐 결국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13억명이 넘는 엄청난 내수 시장을 갖춘 중국이 독자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이 설 자리는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차 시장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차는 자신보다 한발 앞선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에 투자할 때만 해도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에 안주하며 '땅따먹기'에 집중했다. 그래서 결국 도요타나 르노, GM 등과 친환경차 경쟁에서 한참을 뒤졌다.

부즈앤컴퓨니라는 마케팅 회사가 R&D 투자 기업 20위를 꼽은 자료를 보면, 폭스바겐이 135달러로 1위, 도요타가 91억달러로 7위를 기록하는 등 자동차 업체가 6개나 포진해 있다. 반면 우리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7억달러와 11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에 그쳐 순위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만큼 R&D에 소홀했다.

그나마 최근 현대차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지난 12일 2020년까지 친환경차 제품을 현재 7개에서 22개 모델로 확대하고 글로벌 2위의 친환경차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2020 연비향성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차량경량화와 친환경차 개발 등에 집중키로 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와 관련 내년부터는 R&D 투자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여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친환경차 기술 격차도 상당 부분 좁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현대차뿐만 아니라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선전해 온 우리 기업들의 위기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연비과장으로 온실가스 적립금 2억달러가 삭감됐고,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차에 시장을 빼앗기는 등 점점 코너로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거품이 빠지고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이나 포스코, LG 등 우리 대표 기업들은 곳곳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심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자 적이 자리 잡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은 단순히 현대차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 시장은 제조업이 강한 우리 기업들에 커다란 기회다. 현대차가 이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먹거리를 늘리는 길이다. 한중 FTA가 사실상 타결되면서 이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자칫 실기하면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