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vs 통신 '700㎒ 나머지 대역 확보전' 치열할듯… '통신에 유리' 분석

정부가 국가재난안전통신용 주파수 세부 대역을 최종 확정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난용 주파수 표준인 'APT-700'을 준수하는 700㎒ 주파수 대역 20㎒ 폭을 재난안전 용도로 지정하는 고시를 이르면 내주 초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가재난안전망 구축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00㎒ 대역의 나머지 주파수(88㎒폭) 용도를 둘러싼 통신과 지상파방송 업계간 논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주파수심의위원회는 14일 회의를 열고, 700㎒ 대역 가운데 718~728㎒, 773~783㎒ 대역을 재난안전통신용으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 10일 국회 공청회 당시 정부가 마련한 이 같은 재난망 주파수 할당 1안에 대해 기술적 문제 제기가 없어 해당 대역을 재난용으로 최종 확정했다"며 "주파수심의위원회도 이 같은 주파수 배정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 절차를 거쳐 조만간 재난용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고시를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망 주파수의 경우, 정부가 용도에 따라 지정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 할당 절차 없이 바로 고시를 개정할 수 있다.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재난망 세부 대역을 결정하면서, 방송사나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과 의견이 갈리며 논란을 겪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APT-700 국제 표준대로 주파수를 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방송사들은 미국 표준인 758~768㎒(하향), 788~798㎒(상향) 대역을 재난용으로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미방위 의원들은 상·하향 주파수를 과도하게 넓힌 다른 주파수 대역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주파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안은 상향과 하향 주파수 간격이 55㎒ 폭으로 충분히 넓어 안정적으로 통신할 수 있는 데다, 다른 주파수를 배정할 때도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게다가 일본 KDDI가 활용하는 이동통신 주파수와도 혼선이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재난망 국제표준 주파수를 따랐기 때문에 다양한 통신 부품과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장점으로 꼽았다. 공청회 당시 국회의원들은 이같은 기술적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반면 지상파측이 제안한 재난망 주파수 대역은 상향 대역이 일본의 NTT도코모와 이엑세스(E Access)의 이동통신 하향 주파수와 겹쳐 전파간섭이 일어난다. 이럴 경우 남부 해안 지역 등에서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가 재난통신을 위해 일본 이통사에 서비스 중단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방송사 안은 일본과 맺은 국제주파수 협약을 위반하게 돼 국제분쟁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주파수 확정에 따라 국가재난안정통신망 구축사업은 지난달 시작한 정보화전략계획(ISP)과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시범사업자 선정 작업 등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반면 통신과 방송 업계 간 남은 88㎒ 폭을 둘러싼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 안대로 재난망 주파수가 결정됨에 따라 일단 통신 진영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당초 모바일광개토플랜에 따라 700㎒ 대역에 통신용으로 40㎒ 폭을 할당할 방침이었다. 700㎒ 대역 전체가 방송용으로 활용될 경우, 남부지방에서 일본과 주파수 간섭 문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상파측은 여전히 울트라급초고화질(UHD) 방송을 위해 700㎒ 대역에서 9개 채널을 위한 54㎒폭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UHD방송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절차에 따라 700㎒ 주파수 용도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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