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KDB대우 등 대형사 매각 지연
중소형사도 새 주인찾기 '산 넘어 산'

정부의 활성화 대책에도 증권업계 M&A(인수합병)가 좀처럼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KDB대우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매각이 늦춰진 데다, 매물로 나온 중소형 증권사도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27일 매각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증권은 본입찰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것이 본입찰 연기의 이유로 꼽힌다. 실제 현대증권의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의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지난 21일 진행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매수 희망자도 그렇고 현대증권 내부적으로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어서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매각 시점을 내년으로 순연 시킨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3조3000억원의 자구안 중 이미 2조8200억원을 조달해, 현대증권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증권 M&A 최대 '매물'이었던 현대증권의 매각이 다시 오리무중에 빠진 상황이다.

또 하나의 잠재적 대형 매물인 KDB대우증권도 아직 구체적인 매각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통합산은 출범 계획을 밝히면서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등을 매각하되 KDB대우증권은 매각은 보류시켰다. 홍 회장은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대우증권의 매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대우증권 매각이 가시권에 들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안팎의 전망이다.

중소형사 매물은 상황이 더욱 어렵다. 아이엠투자증권이 메리츠종금증권 품으로 돌아가면서 활기를 띠는 듯했으나 아직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들이 새주인 찾기에 속도를 못하고 있다. 매각이 쉽지 않아지면서 애플투자증권, 비엔지투자증권은 자진청산 하는 등 문을 닫는 증권사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활성화 대책으로 관심이 반짝 집중되는 듯했지만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업계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인수합병 결과물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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