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과학기술인 사기진작이라는 약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연구현장의 분위기가 다운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현장에서는 연구자 처우는 개선하지 않고 '방만경영 정상화'라는 명목으로 공기업에 해당하는 규제까지 더해져 오히려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이 미래부 소관 26개 출연연 직원 9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학기술 현안 설문조사' 결과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출연연의 복지 수준이 낮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56%에 달했다.
연구자들은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과학기술인 연금제도 및 복지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설문은 총 6가지 항목 중 3개를 선택하게 하고 1순위 3점, 2순위 2점, 3순위 1점의 가중치를 부여해 합산한 결과다. '과학기술인 연금제도 및 복지 확대'는 1735점, '연구기회 확대'가 1337점, '직업 안정성 강화'가 1272점으로 집계됐다.
연구원들은 연구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고용 및 신분 안정성, 급여 인상'(1459점)을 꼽았고, 이어 '연구 자율성'(1459점), '연금 등 충분한 노후대책'(981점)이라 응답했다.
과학기술인 복지 확대가 필요한 이유로는 48%가 '우수 과학기술인력의 안정적 확보'라고 답했고, 24%가 '우수한 학생들의 이공계 대학 진학과 우수 전문 과학인력 확보', 22%가 '과학기술인 근로여건 개선'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한 사람은 "최근 브레인이라고 하는 고학력 학생들이 과학계나 관련 업무에 종사하기 어려워지면서 공무원 등 관련 없는 업계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원들을 우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부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출연연을 기타 공공기관에서 해제해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다. 현재 출연연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법)'과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정출법)' 등에 의해 관리를 받고 있다.
민병주 의원은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임에도 여전히 출연연 연구원들의 처우와 사회적 위상은 매우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정부는 연구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출연연을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등 안정적 연구환경 조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주 의원은 지난 5월12일부터 6월11일까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현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