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모터쇼 ‘플러그하이브리드’ 친환경차 열풍… 30여 신차 대거 등장
(왼쪽부터)폴크스바겐 '파사트 GTE', 포르쉐 '카이엔 SE 하이브리드', BMW 'i8'
(왼쪽부터)폴크스바겐 '파사트 GTE', 포르쉐 '카이엔 SE 하이브리드', BMW 'i8'

유럽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친환경차 바람이 불고 있다. PHEV란 전기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 전기동력으로 달리다 전기가 떨어지면 석유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달리는 차를 뜻한다.

PHEV는 내연기관 엔진을 전기 모터가 보조하는 일반 하이브리드차와 달리 순수 전기동력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만큼 연비 성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해 쓸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2014 파리모터쇼'에서는 30여대 이상의 PHEV 신차가 대거 등장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당면한 연비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PHEV에서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PHEV 모델을 선보인 완성차 업체는 폴크스바겐그룹이다. 폴크스바겐 골프·파사트 GTE, 아우디 TT 로드스터, 포르쉐 뉴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등 보급형 양산차에서 슈퍼카까지 다양한 모델군을 공개했다. 2리터에 100㎞를 달리는 콘셉트카 'XL스포트'의 경우 시속 100㎞를 단 5.7초에 주파한다. 골프와 파사트 GTE도 리터 당 50~60㎞의 고연비를 자랑한다. 포르쉐 뉴 카이엔 S E-하이브리드의 경우 스포츠실용차(SUV)임에도 불구하고 리터당 연비 29.4㎞를 달성했다.

르노의 경우 '1리터차'라는 별명의 PHEV 콘셉트카인 '이오랩'을 공개했다. 1리터의 연료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이 차는 르노의 소형차 '클리오'보다 무게를 400㎏가량 줄여 연비 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푸조는 기존 하이브리드가 전기모터를 쓰는 것과 달리 공기 압축을 통해 추가 동력을 얻는 콘셉트카 '208 하이브리드 에어 2L'를 전시했다. 시트로엥 역시 같은 파워트레인의 준중형 콘셉트카 'C4 칵투스 에어플로우 2L'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메르세데스 벤츠도 S클래스의 플러그인 모델을 선보였으며, BMW 역시 우리나라에도 출시할 예정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을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X5 e드라이브 콘셉트카' 등을 전시했다.

단 현대·기아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친환경차 대신 i20과 올 뉴 쏘렌토 등 내연기관차 신차만을 공개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를 감안해서인지 지난 7일 현대·기아차는 내년 중 LF쏘나타와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고 부랴부랴 발표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들에 비해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PHEV 열풍의 이유는 주요 국가들의 연비규제 강화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2월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2015년 1㎞당 130g에서 2021년까지 95g으로 27% 감축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미국은 유해물질인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을 합한 배기가스 배출량을 2025년까지 81% 감축하고, 미세먼지 배출량도 2017년까지 70% 수준으로 감축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대기오염 문제가 가장 심각한 중국은 지난 1월 하순 모든 승용차 평균 연비를 2015년까지 리터 당 14.5㎞, 2020년까지 20㎞로 28% 높이는 정책을 발표했다.우리 정부 역시 최근 202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을 97g/km, 연비 기준을 리터 당 24.3㎞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차기(2016년~2020년)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연비 기준(안)'을 행정예고했다. 신차 개발 기간이 통상 2~3년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성차 업체들의 시간 여유는 별로 없다.

완성차 업계 역시 연비규제 강화 움직임에 맞춰 이미 전기차와 수소연료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우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 가격 문제 등으로 인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200km 수준에 불과하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성장 성장이 더딘 점도 전기차 확대의 걸림돌 중 하나다. 화력발전 비중이 높은 현 상황에서 전기에너지를 친환경차의 답으로 주장하기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또 다른 대안인 수소연료차의 경우 1억원 전후의 비싼 가격으로 인해 대중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주행거리와 가격 등 실용성과 연비 규제를 모두 만족하는 해법으로 PHEV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보조금 정책 기준이 없어 도입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는 1500만원의 보조금이, 일반 하이브리드는 최대 270만원의 세제 혜택이 주어지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와 전기요금 혜택 등 정부의 적극적이고 세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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