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허용연한 풀고 의무건설 비중도 완화 재건축시장에 다소 활기 주택시장 기초여건 개선해 정책 효율성 높여야 가계부채 연착륙도 필요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최근 정부는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주거안정강화방안' 9.1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과거 시장과열 시기에 도입되어 국민들과 민간부문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오래되고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하여 수도권 주택시장의 활력을 회복해 나가기로 한 것이 대책을 내놓게 된 주된 배경이다.
9.1 대책에는 규제완화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내용이 담겨져 있다. 먼저 재건축 허용연한의 완화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준공 후 20~40년으로 되어 있던 재건축 연한의 상한이 30년으로 완화됐되고, 재건축 연한을 채웠을 때 구조안전에 큰 문제가 없어도 생활에 불편이 큰 경우에도 재건축이 가능하다.
둘째, 수도권 재개발 사업추진에 의무건설 비중을 완화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을 할 때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요건 중 연면적기준이 폐지되어 향후 85㎡ 이하 주택을 가구 수 기준으로 60% 이상만 지으면 되며,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도 5%p 완화된다.
셋째, 청약제도가 대폭 완화됐다. 1순위 요건이 가입 1년으로 완화되고, 85㎡ 이하 민영주택 가점제는 시장·군수·구청장이 공급물량의 40% 이내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민영주택 가점제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주택 한 채당 적용한 5~10점 감점 제도도 폐지되고, 전매제한도 완화가 된다.
넷째, 시중은행 규제수준에 맞추어 LTV(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합리화했다. DTI 60% 이내, LTV 70% 이내로 상향조정해 서민의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시중금리와 역전되지 않도록 대출금리도 0.2%p 인하한다. 물론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9.1대책 이후 부동산 투자심리 회복에 활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 재건축연한이 현재 40년으로 정해놓은 지역 중에서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된 서울·수도권 지역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DTI, LTV 상향의 대출규제 완화가 투자심리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9.1 규제완화 대책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상승 반전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시기상조이다. 냉정히 판단할 경우 주택시장의 수급관련 기초여건들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수요측면에서 국내 경기는 회복세가 전망되나 주택구입 주체인 가계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단기적으로는 금리 하향세가 유지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미 출구전략 등에 따른 글로벌 시장금리 상승세, 물가상승 등으로 상승 추세가 전망된다. 그리고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상승하고 있으며 비은행대출 비중 증가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악화되고 있다. 한편 공급측면에서도 수도권 중대형 주택시장의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줄어들고 있지 않는 가운데 2011~12년 주택건설 인허가 증가가 당분간 시장에 공급물량으로 나올 수 있다.
종합해볼 때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벗어나 수도권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택시장의 기초여건을 개선하고 주택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가계의 체감경기를 회복하여 주택수요를 창출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그것이 가계소득 증대로 연결되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금리상승 추세에 대비하려면 높아진 가계부채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성이 생긴 부동산대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주택시장에서 그 대책도 양극화에 맞춰 차별화되어야 한다. 수도권에 대한 주택정책은 전세수급 조절과 거래 안정을 통해 장기침체 현상을 예방하고, 비수도권의 경우 버블확산을 방지하고 버블붕괴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